서용모 유원대 교수, '소통하는 세상을 그려보며'
서용모 유원대 교수, '소통하는 세상을 그려보며'
  • 최형순 기자
  • 승인 2018.01.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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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이 밝았습니다. 어제의 묵은 해 속에 남긴 아쉬움은 뒤로하고 세상의 밝은 빛을 통한 내일의 힘찬 도약을 기원해봅니다.

지난해도 위와 아래 그리고 다양한 경로에서의 소통이 문제되고 이로 인해 곤욕을 치루는 사람들과 조직들이 많았습니다. 새해가 밝았어도 어려가지 사회적 혹은 개인적 문제들로 소통을 요구하는 곳이 생기고 있습니다.

유원대학교 교양융합학부 서용모 /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그 만큼 소통은 중요한 문제로 우리들 곁에서 항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어 왔습니다. 소통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도 힘들 수 있지만 반면에 먼 곳 혹은 이질적 부분에서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의 이슈들을 생각해 보면서 신년에는 소통이 되는 세상, 소통하는 세상을 생각하며 선인(先人)의 마음을 생각해봅니다.

다산(茶山)은 기나긴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학문과 마음공부에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자신의 고향집에 있는 자식들에게 어떻게 살아 야할지에 대한 긴 충고를 아낌없이 전했습니다.

더우나 추우나 자신의 안위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의 안위에 더 걱정이던 다산이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누추한 곳에서도 내려놓지 못한 다산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목민심서(牧民心書)와 같은 훌륭한 지침서이외에도 다작을 했던 다산이었지만 특히 자신을 위한 저술보다는 남을 위한 저술활동에서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지금 공직이든 아니면 어느 자리에 있던 참고해야할 내용이 아닌 가 생각해봅니다.

 

다산은 그의 저서이자 다산의 삶의 실천 강령이랄까 두 아들이 삶았으면 하는 간곡한 부탁을 담은 그런 글을 적은 ‘가계(家誡)’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임금을 섬길 때 중요한 원칙이 있으니 이를 명심하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임금을 모실 때에는 중요한 것이 있다(事君之法, 사군지법). 임금에게 사랑받는 신하가 되려하지 마라, 임금에게 존경받는 신하가 되어야 한다(要爲君所敬 不要爲君所愛, 요위군소경 불요위군소애). 임금에게 신뢰받는 신하가 되어야 하고, 임금에게 기쁨을 주려하는 신하가 되지 마라(要爲君所信 不要爲君所悅, 요위군소신 불요위군소열).

朝夕으로 가까이 모시고 있는 사람은 임금을 존경하는 사람이 아니요, 시나 글로서 임금을 존경하는 하지 않으며, 얼굴빛으로 비위를 맞추려는 것이 아니요, 툭하면 자신의 자리(감투)를 그만 두겠다고 하는 사람, 품위가 장엄하지 못하고 권력에 편승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등을 임금은 존경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어떻게 처신하는 하는 사람이 임금을 존경하는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을 임금이 존경하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맨 먼저 언로(言路)를 열어 임금과 소통이 제대로 되는 사람이 임금의 존경을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언관(言官)의 지위에 있을 때 날마다 적절하고 바른 議論을 통해 위로는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고 아래로는 民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지극히 공정한 마음으로 직책을 수행하여 탐욕과 비루 그리고 음탕과 사치를 응징하고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의리를 인용해서는 안 되고 자기편을 만들어 다른 편을 공격해서 엉뚱하게 남을 구렁텅이에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다산의 훈시를 이미 글로벌 기업들도 시행하여 남다른 성공을 이룬 사례들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버진그룹(Virgin Group)은 특유의 매력과 신선함 이외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습니다.

특히 직원 개개인의 행복과 직무 만족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2016년 여름부터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향상 및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디지털 디톡스 (Digital Detox)’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직원의 행복을 직원 구성원 간의 신뢰로부터 찾을 수 있다고 믿은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철학으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구성원 간의 감정이 없는 업무지시와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삶의 균형이 파괴되는 것을 소통이라는 접근을 통해 직원의 행복을 만들고 있습니다.

효율과 효과성에만 집착한 나머지 구성원들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은 간언은 결국 자신의 조직을 괴멸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기

업의 총수나 조직의 수장에게 기쁨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가의 희생이 있어 왔습니다. 그런 그들의 실수는 혹은 질투는 자신을 살릴 수 있는 햇살 같은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수장에게서 그렇게 축적된 신뢰는 자신만의 영광이지 구성원 간의 환영은 결코 아닙니다.

연산군을 다룬 영화 ‘간신’이 이와 같은 내용입니다. 폐주 연산군의 귀와 눈을 막고 왕을 보위하던 신하로 하여금 올바른 정치로 들어서기 보다는 폐를 나누고 자신을 위한 정치로 이끌어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결국 왕과 백성들을 위한 소통이아니라 왕의 권력을 탐한 불통(不通)이 결국 왕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몰락을 가져다주는 단순한 진리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권력의 영속은 없습니다. 그 권력의 영속은 구성들의 합의와 동조에 의해 지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물리적 성장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커버린 몸짓은 외풍에 건강을 잃기 쉬우며 변화하는 풍토에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조직의 지속 가능한 경영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지금 행복하다고 내일 힘들어지는 그런 일을 통해 상부조직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하부 조직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일은 결국 내부 조직의 문화가 건강하지 못하게 되고 구성원 간의 소통이 단절된 집단으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잘한 사람은 있어도 잘못한 사람은 없는 조직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무한 반복되면 임금도 그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며 그 조직 구성원들도 역시 능력을 펼쳐 보지 못 한 채로 날개를 잃을 수 있는 아픔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임금이 기쁜 조직이 아니라 구성원의 만족도가 높은 조직이 오래 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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