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띠와 용띠는 원진살이 들어 백년해로 하지 못한다. 돼지띠와 토끼띠는 합이 들어 행복하게 산다.” 남녀의 출생 띠가 합이 들면 모두 좋은 궁합으로 하고 원진살이나 충이 되면 나쁜 궁합으로 단정 짓는 띠 궁합은 믿어야할까, 말아야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띠 궁합 믿었다가는 낭패 보기 일쑤다.
원진살이 들었다고 하는 돼지띠와 용띠가 결혼해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들도 많고, 음양오행의 순환법칙을 근간으로 삼는 궁합은 물론 천문학적인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출생과 동시에 주어지는 12동물로 상징되는 매년의 띠는 천문현상을 본뜬 것이기 때문이다.
“쥐띠와 양띠, 토끼띠와 원숭이띠, 용띠와 돼지띠, 소띠와 말띠, 범띠와 닭띠, 뱀띠와 개띠는 원진살이 되어 결혼하면 서로를 원망하며 살거나, 이별 또는 사별한다.”라고 하는 것과
“쥐띠와 소띠, 범띠와 돼지띠, 용띠와 닭띠, 뱀띠와 원숭이띠, 말띠와 양띠, 토끼띠와 개띠가 결혼하면 궁합이 좋아 백년해로 한다.”라고 하는 띠 궁합 은 실제와 맞지 않는 엉터리 궁합법이라는 게 사주 명리학계의 중론이다.
띠로 보는 궁합은 네 기둥에 여덟 글자인 사주팔자 중에서 일곱 글자를 제외하고 출생 띠 한 글자만을 비교분석한 결과가 된다. 원진살이 들어서 띠 궁합이 아주 나쁘다고 하는 쥐띠와 양띠 등이 결혼해 백년해로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원진살이 들어 나쁜 궁합이라고 하는 띠 궁합은 믿을 것이 못된다.
실제로 대전 모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 모선생의 얘기다. 돼지띠인 유 선생은 중매로 “용띠인 사업가와 맞선을 봤다. 그런데 대부분의 조건 마음에 들었고 이상형이었다. 그래서 몇 번 더 만난 후 궁합을 보러갔다.”고 한다. 그 곳에서 유 선생은 “원래 범띠 여자는 팔자가 세다. 그런데 용띠와는 원진살이 들어서 궁합이 나쁘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결혼하지 마라. 용띠인 이 남자와 결혼하면 후회한다.”라는 말을 들었다.
한편으로는 꺼림직 했지만, 유 선생은 띠 궁합이 나쁘다는 말을 무시하고 27세가 되던 해 가을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아들 딸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로 노년을 맞아 신혼 초 같은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서로 원망하며 살다가 이별할 것이라고 했던 띠 궁합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따라서 남녀의 출생 띠가 합(合)이 되면 좋은 궁합, 원진이 되면 나쁜 궁합으로 단정하는 띠 궁합을 근거로 궁합의 길흉을 논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결론이 아닐 수 없다. 역원(曆元)인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정해야할 매년의 띠를 입춘(立春)을 기준으로 잘못 정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띠 궁합은 더욱더 믿지 못할 것이 된다.
그러니까 남녀의 사주팔자에 부여된 배우자 궁의 길흉과 사주팔자에 부여된 음양오행의 기운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하지 않고 남녀 출생 띠의 합(合)이나 원진살만을 근거로 궁합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은 틀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남녀의 사주팔자에 부여된 음양오행의 기운과 배우자궁을 비교분석해도 좋은 궁합과 나쁜 궁합을 가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선현들의 교훈이다.
매년에 주어지는 띠 결정과정을 통해서도 띠 궁합은 모순 덩어리라는 사실은 확인된다. 12동물로 상징되는 매년의 띠는 천체의 모습을 본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쉬지 않고 운행하는 목성[歲星]과 밤하늘에 나타나는 28수(二十八宿)의 모습을 본뜬 것이 바로 그 해의 띠가 된다.
목성이 1년 동안 운행[약 12년(11,862)]하는 주변에 펼쳐진 별의 모습을 근거로 그 해의 띠를 정했다. 목성이 쥐[鼠]같이 생긴 별을 경유하는 해는 쥐띠, 말[馬]같이 생긴 별을 지나는 해는 말띠로 명명했다. 12 동물로 상징되는 띠가 반복되고, 또 쥐띠가 첫 번째인 이유 또한 역원(曆元)인 동지점 주변에 쥐 같이 생긴 별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목성[歲星]이 “돼지[猪] 같은 별과 등에 털이 있는 호저[㺄:豪猪] 같은 별을 경유하는 해를 기해년 돼지띠로 명명했고, 그런 해가 바로 2019 기해년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12동물로 상징되는 그 사람의 출생 띠로 결혼생활의 행복과 불행을 예측하는 띠 궁합은 무시해도 된다.
역리학당 오원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