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보훈청 복지과장 김용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요즘 봄기운을 직접 체험하지는 못하고 창 너머에 펼쳐진 풍경을 그림 속의 꽃을 보듯 바라본다.
목련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동안 아기 웃음같은 매화꽃과 수줍게 봄을 알리는 산수유가 봄단장에 한창이다. 사람들은 힘들고 지쳐 있지만 이렇게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제각각의 빛깔과 모양으로 희망의 오케스트라를 선사해준다.
간접적으로 봄을 즐겨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그동안 무심코 누려왔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새삼 그립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올해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의거가 일어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서 교복 입은 학생들이 학교 대신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된 자유와 정의와 진리를 향한 외침이 전국으로 퍼져 마침내 민주화의 봄을 열게 된 것이다.
그 당시 민주화의 열망은 1960년 2월 28일 대구 의거를 시작으로 3월 8일 대전에서, 3월 15일 마산(창원)에서, 외침은 성난 파도가 되어 마침내 서울에서 4월 19일 혁명에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4․19혁명은 학생들의 젊은 지성과 용기에 자극받아 일반 시민들까지 동참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그러했듯 아주 평범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공동체의 진정한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이루어 낸 것이다.
60년 전 봄날 이 땅에 민주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마다않고 봄의 전령사가 되어 주신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보고 임들의 뜻이 우리들 마음 속에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