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전문가 "K-바이오 랩, 스타트업 많은 곳에 구축해야"
바이오 전문가 "K-바이오 랩, 스타트업 많은 곳에 구축해야"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1.06.0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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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 중기부 추진 'K-바이오 랩허브' 전문가 대담 영상 공개
보스턴대 김종성 교수 "연구소, 대학, 병원 모여 있는 곳에 구축" 강조
'600개 바이오기업' 품은 대전시 유치 '사활'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가 K-바이오 랩허브 선정을 위한 필요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Bio Tv 캡쳐)
김종성 보스턴대 교수가 K-바이오 랩허브 선정을 위한 지자체의 필요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Bio TV 영상 캡처)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K-바이오 랩허브는 스타트업(신생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 최적지란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BioTV’를 통해 보스턴대학 김종성 교수와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의 ‘K-바이오 랩허브’ 관련 대담 영상을 공개했다.

김종성 교수는 보스턴 랩센트럴이 바이오 메카로 성장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며 '한국형 랩센트럴' 구축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이번 랩허브 공모에서 각 지자체들의 최적 필수요건이 무엇이냐'는 이 부회장의 질문에 "이번 K-바이오 랩허브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이 돼야 한다.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곳에 세워 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김 교수는 "바이오 관련 대학교와 연구소에서 나오는 획기적인 성과물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생길 것"이라며 "연구소, 대학, 병원이 모여 있는 곳에 랩허브가 구축돼야 스타트업들이 쉽게 참여 할 수 있다는 게 지역적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정 지자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풍부한 연구개발 및 바이오 전문 인력을 갖춘 대전시를 연상케 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전국 한 곳만 선정하는 중기부 공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 바이오 강국으로 전진하기 위해선 지역 여러 곳에 공유 랩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기관)들이 구축돼야 한다. 각 지역마다 성격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수천억 원을 투입하는 큰 기획 속에 바이오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지원도 좋지만 각 지역에서 어떻게 성공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공모 시작부터 '스타트업이 어떤 랩에 들어가서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가'를 찾는 시장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자체는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지역만의 특색 있는 콘셉트를 가진 랩 허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성(좌) 보스턴대 교수와 이승규(우)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는 장면. (유튜브 Bio TV 캡처)
김종성(좌) 보스턴대 교수와 이승규(우)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는 장면. (유튜브 Bio TV 캡처)

또한, K-바이오 랩허브의 중요 선정 요인으로 '스폰서십'을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미국 랩 센트럴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선 정부 출자금에 버금가는 민간 매칭펀드를 만들고 이러한 스폰서들이 많이 모인 지역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김 교수는 “미국은 바이오 스타트업에게 투자하는 기업은 특별히 없다. 하지만 공생관계를 기본으로 글로벌 제약회사를 비롯해 바이오 연구시설 장비 업체, 스타트업 지원 회사(로펌·캐피탈·공인회계사) 등 3가지 스폰서가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스폰서들을 자연스럽게 유치해 효과적인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현재 대전시는 이번 중기부 공모가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과 국가균형발전 지향의 산업정책을 펴야 한다며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시는 26개 출연연, 45개 연구기관, 295개 연구소 기업은 물론 600개 바이오기업의 집적, 단일 바이오클러스터(대덕특구 등) 구축,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지정, 바이오 창업지원시설(생명연, TP바이오 융합센터) 등을 품고 있다.

무엇보다 허태정 시장은 지난 2019년 4월 보스턴 랩센트럴에 방문해 일찌감치 벤치마킹 사업을 구상했다는 점에서 타지역보다 출발선상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 4일 지역 언론에 "대전은 바이오 생태계가 이미 잘 구축돼 있으며 이번 공모는 이들 기관들의 융합적인 연구, 협력,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반드시 대전이 유치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중기부는 오는 14일까지 K-바이오 랩허브 구축을 추진할 지자체에게 사업계획서를 받는다.

K-바이오 랩허브에는 신약 개발 및 신약과 관련한 진단 분야 등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바이오 창업기업이 실험·연구부터 임상·시제품 제작까지 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갖출 계획이다.

중기부는 ▲후보 부지의 적정성 ▲사업 운용과 지원계획의 타당성 ▲주변 인프라와 지자체의 지원역량 등을 중점 평가해 오는 7월까지 후보지 1곳을 확정하고 예비타당성 평가 후 2023~2024년 경 공간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약 3350억 원이 투입된다.

'K-바이오 랩허브'는 스타트업이 모여 연구실‧장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법률을 지원받는 등 바이오클러스터 핵심기관으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스타트업 지원기관 ‘랩센트럴’을 우리나라 중기부에서 벤치마킹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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