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 발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의 미만형 위암 작용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전체맞춤의료연구단 김보경·원미선 박사 연구팀은 연세대 연구팀과 함께 국내 위암 환자를 분석해 미만형 위암에 대한 예후를 진단하고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의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위암은 조직학적 분류에 따라 장형과 미만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암세포가 한곳에 모여 덩어리로 자라는 장형 위암과 달리, 미만형 위암은 작은 암세포가 위점막 아래로 파고들어 넓게 퍼져나가는 형태를 보인다.
미만형 위암은 내시경을 통한 조기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나쁘다. 국내 위암 환자의 약 4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40대 미만의 젊은 여성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이나 라무시루맙(ramucirumab)와 같은 소수의 표적치료제가 승인돼 사용되고 있으나 적용 가능 대상이 전체 위암 환자의 10% 정도에 불과하거나 초고가 등의 걸림돌이 있다. 그나마도 미만형 위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 방법은 아직 뚜렷하게 없는 것이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 위암 환자 527명에 대한 전사체(transcriptome) 분석 결과와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난치성 분자 아형(亞型)인 줄기성 위암에서만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SYT11)를 발굴하고 그 기전을 밝혔다.
지금까지 SYT11은 파킨슨병 연구에서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자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장형 위암 환자에 비해 미만형 위암 환자에서 발현율이 높고 발현량이 많을수록 미만형 위암 환자의 생존율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특히 SYT11 발현이 저해된 줄기성 위암 세포에서는 종양 형성과 암 전이가 억제되는 사실을 마우스 모델 실험을 통해 확인하며, SYT11 저해제의 위암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발견했다.
김보경 박사는 “현재 표적치료제가 없고 사망 위험이 높은 미만형 위암에서 신규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 관련 기전을 규명한 연구”라며 “향후 SYT11 저해제는 미만형/줄기성 위암 환자에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원미선 박사는 “임상정보 기반의 체계적인 기획을 통한 SYT11 연구는 맞춤치료 타겟 발굴의 좋은 모델”이라며 “위암 조직의 유전자 발현 이질성으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지만 SYT11 표적의 치료제 연구를 통해 위암의 맞춤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