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원전 제어기 보안난제를 풀어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원전 제어기 통신 프로그램인 ‘에뮬레이터’의 보안성을 높일 신기술 2가지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보안기술연구실 손준영 박사팀은 먼저 병렬포트만을 지원하던 에뮬레이터를 분석해 오늘날 보편적인 USB 포트와 호환될 새로운 ‘컨버터 케이블’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에뮬레이터에 이번 케이블을 연결하면, 병렬포트가 없는 컴퓨터에도 꽂을 수 있다. Windows 10, Windows 11 같은 최신 운영체제에서도 동작하도록 케이블에 탑재할 펌웨어 프로그램까지 개발한 상태다.
병렬포트와 USB 포트를 서로 연결하는 케이블은 시중에 존재했으나, 원전 제어기에는 적용되지 않아 그간 난제로 여겨졌다. 이를 우회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물 케이블로 구현해낸 것은 원자력연이 국제적으로 유일하다.
원전 제어기 자체의 보안성을 높이고자, ‘OTP(One-Time Password) 인증’ 방식도 도입했다. 에뮬레이터와 원전 제어기를 연결한 후, 일회성 비밀번호까지 입력해야만 제어기를 조정할 수 있어 안전하다.
OTP는 비밀번호가 고정되지 않고 일회성으로 계속해서 생성되는 방식이므로 ‘가장 강력한 시도 응답기술’을 요구하는 국내 규제 요건을 충족한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프로그램 ‘pCert’를 설치하면, 병렬이든 USB든 케이블 종류에 상관없이 OTP 인증 절차가 추가된다.
컨버터 케이블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으며, OTP 기술은 2020년 12월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박원석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은 원자력계 물리적 안전과 사이버 보안을 모두 강화하는 혁신적인 성과”라며 “세계 최초라는 수식에 걸맞게, 앞으로도 원자력 보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