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쌀 소비 촉진이 근본대책이다
<기고>쌀 소비 촉진이 근본대책이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16.09.02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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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순 서산시의회의원

▲ 서산시의회 장갑순 의원
민족 최대의 명절이자 풍요의 상징인 추석이 얼마남지 않았다. 추석을 앞두고 농업인들의 마음이 영 편치 않다. 22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버거운 여름을 보냈는데 또 다른 걱정거리가 농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서다.

올해 쌀농사가 앞으로 특별한 기상이변이 없는 한 대풍(大豊)이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보다 쌀값이 더 폭락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들어 산지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80Kg 한 가마니에 12만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이러다가는 쌀값이 80년대 수준보다 낮은 11만원 대까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농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본격적인 수확철인 다음달 이후 쌀값 하락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값 싼 수입쌀 수입, 생산량 증가, 재고 누적 등이 거론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쌀 소비량 감소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Kg으로 나타났다. 연간 128.1Kg을 먹었던 1985년과 비교하면 3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쌀 소비가 줄어든 원인은 패스트푸드 소비 증가,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의 사회구조 변화, 아침밥 결식, 간편식·편이식 선호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쌀 소비 확대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쌀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탱해 준 생명줄이자 우리 삶이며, 혼 그 자체이다. 쌀을 빼고서는 역사는 물론 현재와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

쌀은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산업이자 식량주권이라는 인식 개선과 함께 생활밀착형 대안이 필요하다. 가정과 사회가 함께 진행해야 될 일이다.

최근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아침밥 먹기 운동’은 가장 실효성 있는 쌀 소비 촉진 방안이다.

우리나라 청소년 증 최근 7일간 아침식사를 5일 이상 거른 학생이 약 30%가 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아침밥은 뇌기능을 향상시켜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국의 각급 학교급식에 아침급식을 선택제로 운영한다면 학생들의 건강도 챙기고, 쌀 소비도 늘리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쌀로 만든 아침떡, 아침간편밥, 아침죽 등의 상품 개발도 고려해 볼만하다.‘아침밥 먹기 운동’의 정착과 확산을 위해 기업, 학교,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것도 쌀 소비를 늘리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를 위해 쌀빵, 쌀과자, 쌀음료, 쌀 미용제품 등의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 일반 가정에서 밀가루를 대신해 쌀가루를 활용하면 맛도 건강도 모두 지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청년 일자리 제공 차원에서 추진되는 푸드트럭이 아침밥차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푸드트럭은 운영과 이동의 편리성이 있는 만큼 아침밥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실질적인 쌀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1980년 대부터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식생활 개선 운동으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식량자급률 유지와 농촌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운동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Slow Food), 네덜란드의 그린케어팜(Green Care Farm),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이 그 예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대형마트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찾아보기 어렵고, 정작 농산물 코너에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버젓이 진열되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원가를 우선시하는 대형마트의 정책 때문이다.

지역 입주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매년 지역에서 생산된 10억원 상당의 쌀을 구매해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는 기업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지역쌀을 외면하기 일쑤다.

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지역에서 우선 소비하기 위한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의 기업이나 대형 구내식당들이 지역쌀을 우선 구매할 경우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요즘 웬만한 커피 한 잔에 수천 원씩 한다. 밥 한 공기(쌀 100g)를 짓는데는 200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어쩌다가 쌀이 이렇게‘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일까? 추석을 앞둔 농업인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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