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모 유원대 교수, "놀 자리(市場)를 알아야 성공한다"
흔히들 자신은 노는 물이 다르다고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가 직업 때문인지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이야기 하고 이들의 미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흔히 이야기하는 고민거리를 공유하게 된다.
그러면서 깊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고민을 털어놓는 자리가 되고 이런저런 충고의 자리가 이어진다. 그러면서 한다는 이야기 중에서 단골 소재가 있다.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을 위해 노력해보라고. 요즘 청년들의 안타까운 모습 중 하나가 그들이 가진 꿈이나 비전의 모습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에 들어오면 그 배움터가 어디든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이 아직도 합일점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한, 비전을 위한 노력을 하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노는 물을 통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꿈과 비전을 설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노는 물. 결국 자신의 성장을 위한 시장(市場)을 구축하라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어느 시장에서 어떠한 위치를 하게 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런 시장을 그려놓지 않고 시간의 힘에 밀려 혹은 주변의 분위기에 밀려 자신의 능력과 소질에 상관없이 투입된 시장(市場)은 결국 낙오를 자초하게 되고 시간적 그리고 물질적 소비를 초래하게 된다.
시장(市場)은 고전적인 경제학적 관점에서 말하면 재화나 용역(서비스)이 거래되어 가격이 결정되는 장소 또는 그 범위를 시장이라 한다.
청년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방에서 생산된 인재는 서울이나 물 건너 배움을 통한 인재보다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분위기이다.
브랜드있는 기업이나 기관에서는 사실 기피되는 청년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재화에 용역에 새로운 가치를 부가시키기 위해 학교 교육 이외에도 다양한 능력을 충전하기 위한 자기 서비스를 가동하기도 한다.
청년들이 정정당당한 평가를 받아보기 전에도 메인 무대에서 멀어져가는 모습도 흔히 보게 된다. 아무리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공간이라고 하지만 그 보이지 않는 손은 이미 결정된 가격을 요구하는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니 만들어져있다.
옛날 제(薺)나라 관중(管仲)이 제시한 이민(利民)철학으로 즉, 이익으로 다스리는 방법을 이야기한 내용 중에 시사계(市事計)에서 시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서양의 그 어떤 정의보다도 잘 정리된 개념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관자는 시장(市場)을 재화유통의 기준이라 보고 있다.
화지준야(貨之準也), 시고백화천(是故百貨賤) 즉백리부득(則百利不得), 백리부득(百利不得), 즉백사치(則百事治), 백사치(百事治) 즉백용절의(則百用節矣), 시고사자생어려(是故事者生於廬), 성어무(成於務), 실어오(失於傲), 불려즉불생(不廬則不生), 불무즉불성(不務則不成), 불오즉불신(不傲則不失). 고왈(故曰), 시자가이치란(市者可以知治亂), 가이지다과(可以知多寡), 이불능위과(而不能爲多寡), 위지유도(爲之有道). 시장은 재화 유통의 기준이 된다.
모든 재화가 저렴하면 과도한 이윤이 생기지 않고, 그러면 모든 생산 활동이 발전하고, 재화의 수급에 평형을 이루게 된다. 시장의 일은 깊이 생각하는데서 시작하고, 실질을 숭상하는 자세에서 마침내 성취된다.
오만한 자세로 임하면 실패한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실질을 숭상하지 않으면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오만한 자세로 시장의 흐름을 방치하지 않아야 실패하지 않는다.
시장을 통해 그 나라의 치란(治亂)과 재화의 많고 적음을 알 수 있으나 시장 자체가 많고 적은 재화를 생산하는 곳은 아니다. 라고 말한 이유이다.
이를 시행하는 데는 법도가 있다. 이상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재화인 시사(市事)에 관한 논의이다. 이는 관자(冠者)의 승마편(乘馬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서양에서 시장의 정의가 제시되기 오래전에도 치국의 기본원리로 언급한 내용이 참으로 대단하다. 관자의 이 말을 앞의 내용에 빗대어 말해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내용이다.
비단 재화와 용역의 거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흔히 요즘 핫한 이슈인 청년 실업의 문제에도 견주어도 무방하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사려 깊은 의미대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지방대의 현실적 문제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게 하다보면 청년들이 추구하는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사려 깊지 못한 불공정 거래가 특정지역을 벗어나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그동안 노력을 다하여도 성공하지 못하고 자신의 꿈보다는 주변의 분위기에 쓸려가게 되어 시장이 요구하는 재화를 생산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또한 특정지역의 출신들의 오만함으로 공정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는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비단 청년들의 교육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슈들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는 결국 시장의 진정성을 망각하는 것임을 잊지말아야할 것이다.
모든 여성이 갈망하는 아름다움을 보조해주는 화장품의 시장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존재한다. 화장품은 이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그리고 심지어 그 사용자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만해도 화장품의 시장이 한정되어 있었다.
백인위주의 시장으로 편성되었던 화장품 시장이 점점 확대되어 나가고 이제는 특정 시장을 위한 화장품도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말리아 출신의 여성 사업가인 이만 모하메드(Eman Mohammed)는 흑인을 대상으로 하는 패션과 화장품 시장을 만들어 성공을 거두었다.
이만은 우리가 잘 아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스타트랙 4 등에 배우로도 출연한 익숙한 배우이기도 하다. 또한 배우이기 전에 유명한 모델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모델로 활동하면서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모델 활동을 하면서 메이크업에 대한 불편함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여느 모델들과는 달리 흑인 얼굴에 맞는 화장품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백인들이 사용하던 화장품을 이적저것 섞어서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했다.
이러한 불편함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경험담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장을 만들어간 것이 이만 코스메틱(Iman Cosmetic)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제품을 런칭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국에는 흑인인구가 백인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수민족(흑인 포함) 인종들을 위한 시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만은 부유한 백인 시장의 백화점보다는 흑인 소비자의 패턴을 고려한 드럭 스토어(Drug store)를 중심으로 시장의 판도를 구축했다.
이렇게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시장은 결국 성공을 거두게 되고 아프리카 풍의 의류업까지 진출하여 성공을 거두기까지 했다. 이렇게 새로운 시장의 형성은 후발주자들의 진입을 촉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렇게 형성된 시장은 이제 다양한 제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가 간과했던 거대한 시장을 편견과 기존 시장에 대한 장벽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만든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중요한 결실을 창출하게 되었다.
관자(管子)가 언급한 ‘성어무(成於務), 실어오(失於傲)’의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많고 적은 물자만을 생산하는 공간으로서의 시장을 생각하고 접근하면 새로운 가치를 형성하기 어려운 게 요즘 세상이다.
기존시장에 대한 도전도 필요하며 기존 시장에서의 유통되던 재화나 서비스의 혁신적인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 이미 시장의 개념도 진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전적 오프라인의 시장에서 손안으로 들온 시장의 형성은 많은 체험을 통해 우리가 접하게 된 시장의 개념들이다.
교육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클래식한 강의실에서 강의도 이제는 진화하여 전 세계의 유명 강의를 비롯하여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교육인재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기존의 화려한 재화가 충만한 시장에서의 편파적인 인식을 버리고, 어렵고 험난한 세상에서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재화를 생성할 수 있는 시장은 도처에 널려있음을 인식해야할 것이다.
특정지역 출신의 인재라고해도 오만하면 실패하게 되고 우리가 달리 바라보던 곳에서의 인재들이 노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 새로운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 성취하는 모습을 이제는 널리 볼 수 있다.
이렇게 시장은 단순히 거래의 공간만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치란(治亂)을 통해 미래를 알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결국 이것이 요즘 이야기하는 빅데이터이기가 모이는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가 놀 자리는 한정된 것이 아니다. 노력하고 고민하면 그곳이 자신의 시장이 되고 거기서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가 창출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놀 자리를 먼저 걱정하지 말고 무엇을 할 것이지 어떠한 가치를 창출하여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면 그것이 자신이 만든 새로운 시장이 되는 것이다.
그 시장에서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도전하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어른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