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유원대학교 교양융합학부/창의융합학부 서용모 교수

2018-03-26     최형순 기자

계절이 바뀌고 있다. 그 탓인지는 몰라도 정치적 현안에서도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환경과 생활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자연이 변하는 모습을 우리는 능동적이든 혹은 자발적이든 그 흐름에 편승(便乘)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남들보다 게으르거나 너무 부지런하거나(?)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된다.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다양한 환경에 편승하며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의 트렌드나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환경 속에서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다보면 오히려 적응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경제활동의 주체인 소비자들도 이러한 능동적 혹은 수동적 편승을 자행할 수밖에 없다.

환경이 변하는 것은 오래전에 주역(周易)에서도 많이 언급을 했어왔다. 환경이 변화는 사회에서 자신이 닥치게 될 수 있는 환경이나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를 제시해주었다. 주역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전해진다.

공자(孔子) 자신도 지극히 여기고 주희(朱熹)가 이를 ‘역경(易經)’이라 하여 숭상한 이래로 주역(周易)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시경(時經), 서경(書經), 예기(禮記), 춘추(春秋)와 더불어 오경(五經)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중 최고로 취급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대처하는 처세술을 비롯하여 많은 지혜를 담겨있다.

그 주역의 계사 상(繫辭上) 2장에 보면 다음과 말이 나온다. 신농씨몰(神農氏沒), 황제요순씨작(黃帝堯舜氏作), 통기변(通其變), 사민불권(使民不倦), 신이화지(神而化之), 사민관지(使民宜之), 역(易),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 이는 역(易)의 실용적인 접근 방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농사와 의료를 권장하던 신농이 죽자 요순황제가 나타나 그 변화를 통달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게을리 하지 못하게 하고 심묘함을 이루어 백성으로 하여금 그 신묘함을 마땅하게 하였다.

즉 요순이 제위하면서 백성들은 문화적 생활에 대한 편승을 하게 되었다. 백성들의 무임승차가 아니라 황제요순은 백성들의 스스로 움직임에 대한 독려를 통해 세상을 바뀌어 나갔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공자(孔子)도 요순의 이러한 치세(治世)를 위대하다고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또, 역에서 궁하면 바로 변하고 변하면 통하게 되고 통하게 되면 (그러한) 변화가 그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신이 처한 환경이 너무 열악한 상항이나 극한 상항(窮)에 처하게 되면 변화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變)의 가르침은 세상만물의 이치와 같이 화합의 장(場)으로 변하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면 안정(安定)의 단계(通)로 접어들게 되면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즉 안정기의 단계로 진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정이 찾아오게 되면 평화의 단계(久)에 진입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평화에 너무 안주하게 되면 다시 우리에게 어려운 상황(窮)이 찾아오는 순환적 세상을 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의 변화무쌍한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멸하는 것은 불구경하듯 자명한 일이다. 자신의 부귀영화에 대한 추억과 향수에만 젖어 기존의 시장 분위기를 즐기기만 한다면 결국 세상과의 소통을 거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얼마 전 조찬포럼에서 공감을 나눈 이야기를 통해서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덕연구단지 인근의 기술 중심 벤처나 관련 교수들의 창업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기술에만 집착을 한 나머지 변화해가는 세상의 환경을 인지 못해 결국 쓴 잔을 마셔야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물론 기술적 경쟁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장에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기술적 우월성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상으로 변한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숙지해야할 것이다.

자신의 표적 시장은 고정식 타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수시각각 변하는 무빙타깃(moving target)이다. 가늠 새를 통해 영점조절만 하다보면 내가 추구하는 타깃 시장은 이미 지나가고 없다. 기술적 경쟁력이 고도화될수록 목표도 전 방위로 타깃의 예상경로까지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고정식 사격자세에서는 고장 난 시계처럼 하루 두 번만 정확한 시계가 될 수 있다.

결국 자신이 궁한 것이 시장에 대한 이해임을 깨달아야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본인의 기술을 알아주지 못하는 시장 환경을 탓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궁(窮)하면 기술적 경쟁력보다는 시장의 환경을 통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need) 어떤 것을 갖고 싶어 하는지(want)를 잘 파악해야 한다.

스스로가 애꿎은 시장 환경을 탓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인지했으면 변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총의 종류도 타깃도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시장 환경에 조금이나마 적응을 할 것이다. 

결국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장에 적응하다보면 자신도 어느 순간 안주하게 되고 그저 멀리서 총을 거치해 놓은 상태로 앉아있는 참새만을 잡고 있는 자신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시장은 이제 먹을 것 없는 참새보다는 다양한 용도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오리나 기러기로 진화해갈 것이다. 먹을 것 없는 참새에 집착만 나머지 변해버린 시장의 환경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은 고정된 것이 아닌 것임(久)을 알아야한다.

여기서 개물성무(開物成務)라는 말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는 만물의 이치를 깨달아 모든 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세상 만물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변하고 통하고 변하는 과정을 거쳐 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러한 이치에 대한 이해만 인식하고 있어도 자신의 경쟁력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자(孔子)도 이러한 점을 언급했다. 지변화지도자(知變化之道者) 기지신지소위호(基知神之所爲乎). 변화의 도(道)를 아는 자는 신이 하는 일도 알 수 있다. 즉, 변화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신(神)이 하는 일도 알게 될 것인데 무엇이든 못 할 것이 있겠는가? 다시 말해, 변화하는 원칙 즉, 도를 파악하여 이를 시장 환경에 적용하게 되면 예전에 유행했던 말로 블루오션(blue ocean)에 진입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것도 결국 타이밍(timing)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변하고싶다고 변한다고 해서 내가 경쟁력을 선점하는 것은 아니가. 시장의 변화 시점도 잘 파악해야 한다. 즉, 위에서 언급한 통(通)을 위한 타이밍, 즉 변(變)의 시점을 잘 파악해야한다.

주역 계사 하편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변통자(變通者) 취시자야(趣時者也) 길흉자(吉凶者) 정승자야(貞勝者也) 천지지도(天地之道) 정관자야(貞觀者也) 일월지도(日月之道) 정명자야(貞明者也). 변하여 통하는 것은 시간을 (잘) 좆아 맞추는 것이다. 길하고 흉한 것은 바르게 이기는 것이다. 하늘의 이치는 바르게 살피는 것이다.

결국 변화에도 그 시간적 범위를 잘 이해해서 적용해야 한다.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시장 진입은 결국 자사의 막대한 마케팅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적 비용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기술 중심의 벤처기업들은 현재의 시장 환경보다는 기술의 시장 진입에만 몰두하다보니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되는 것이다. 너무 앞선 기술은 소비자들이 기술적 피로감을 느낄 수 있으며 너무 늦은 시장 진입은 선두 기업에게 그 시장의 자리를 내주어야한다. 이 또한 음과 양의 균형을 잡아야한다는 이야기이다.

변(變)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과의 교환 관계에서의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새로움의 시장을 선정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그래서 변화(變化)라는 말에서처럼 오래됨과 새로움의 상호작용(變) 사이의 자리 잡음(化)이다.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길흉은 따라다니게 된다. 시장 지입의 시기를 잘 잡으면 성공하는 길(吉)이요, 그렇지 못하면 흉(凶)인 것이다. 그래서 바른 길을 가는 것이(貞) 시장에서 승리(勝)하는 것이다. 하늘과 땅의 이치 역시 바르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치는 결국 시장 환경을 의미한다. 너무 앞선 환경을 독단적으로 조성하는 것도 무리요, 너무 늦게 따라 가는 것도 무리인 것이다. 시장은 그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잘 살펴서(觀) 개척하는 것이다. 하늘의 뜻이 그렇듯 밝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그러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시장을 진입해야하는 시점을 바르게 인식하여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라고 했던 것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내가 지금 자사의 물건을 구매했다고 해서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딴 마음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이탈하지 않도록 관리해야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시장은 고정식 타깃이 아니라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무빙타깃임을 인지하고 거기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시간적 범위에 대한 고민은 기업의 많은 도움을 제공할 것이다. 시장 환경을 무시한 채 너무 빨리 달려가면 결국 외면 받게 되고 너무 천천히 달려가면 기존 경쟁자들에게 시장을 빼앗길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변화의 주체는 결국 자신이다. 상생뿐 만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우리는 변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의 투입이야말로 성장이며 성공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