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펙 정상회의 개막, 日과의 정상회담도 주목

노무현 대통령 등 21개국 정상 참석, DDA 타결 촉구 별도 성명 채택 예정

2005-11-18     편집국

아태지역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에이펙 정상회의가 이틀 일정으로 부산에서 개막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외무장관간 전략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부산 에이펙의 하일라이트인 정상회의가 18일 오후 2시 전시컨벤션센터인 벡스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회의장인 벡스코는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실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무역자유화의 진전과 국제무역기구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의 타결 문제 등 경제, 통상 분야를 논의한다.

정상들은 내년말 종료 목표인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담은 별도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DDA협상 타결 의지 담은 별도의 성명 채택할 예정

또 2020년까지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보고르 목표를 중간점검하고 이행계획을 담은 부산 로드맵도 채택된다.

저녁에는 벡스코 전시홀에서 노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만찬이 예정돼 있다. 만찬식장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명창 안숙선, 보아 등이 출연하는 문화공연도 펼쳐진다.

노무현 대통령은 에이펙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한다. 이와 별도로 오후에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이 예정돼 있다.

만나는 시간은 불과 20분에 지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동북아 역내 국가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선올바른 역사인식 문제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역내 국가들의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또 에이펙 정상회의에 앞서 인도네시아, 캐나다, 칠레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간 공동관심사를 논의할 계획이다.

한일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어떤 발언할 지 주목

이에 앞서 전날 경주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은 주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한미관계가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만족을 표하고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을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개인적으로도 공고한 관계에 있고, 두 나라의 연결고리는 이제까지보다 더욱 공고할 것"이라며 "이는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특히 '동맹 동반자 관계를 위한 전략 협의체'라는 이름의 장관급 전략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양국은 한미동맹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수 있는 협의체제를 발족시키게 됐다. 반기문 장관은 내년 초 미국을 방문해 라이스 국무장관과 첫번째 대화를 전략대화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은 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을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공동성명에 제시된 조치들을 취해나가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과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근본적 인식에 관련된 것은 아니고 앞으로 6자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어떻게 행동할 것으로 보느냐는 전술적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결국 어떻게 6자회담을 성공시킬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기에 아무런 이견이 없고 상당히 북한의 태도를 이해하는데 높은 수준의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한반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이행이 한반도에서 완전한 화해와 평화통일에 기여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남북 정상회담을 성과로 생각해 거기에 너무 매달리면 오히려 북핵문제나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안된다"며 "회담 자체만을 위해 무리한 일을 하려고 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위해 무리한 일 하려 하지는 않겠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문제를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찬에서 노 대통령이 "한국민에 대해서도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한국이 비자면제 프로그램의 로드맵을 개발하는데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 장관은 브리핑에서 "현재 한국민에 대한 비자거부율이 현재 3.2%로 면제 요건중 하나인 3.0%에 가까워졌다"며 "충족 요건을 빨리 맞춰 나갈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기로 합의된 만큼 조치를 취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이 이렇게 합의함에 따라 미국 입국 비자의 면제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CBS정치부 김재덕 기자 jdeo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