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허태정 ‘친문’, ‘친안’ 놓고 난타전

경선 하루 앞두고 민주당 대전시장 경선후보 간 파열음 심화

2018-04-10     김용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을 하루 앞둔 가운데 박영순·허태정 후보 간 날선 비판이 오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 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박영순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가 오자 “정치는 신의와 도리가 있어야 한다”며 “정치적 욕심 때문에 도리와 신의를 져 버리고 배반의 행보를 보이면 대중들로부터 따가운 비판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 후보는 곧바로 허태정 후보를 지목하며 “허 후보는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친 안희정계로 알려져 있고, 얼마전까지 자신이 친 안희정계의 핵심이라며 언론 등 공개적으로 자랑스럽게 언급했다”며 “하지만 안 전 지사의 미투사건이 터지자 허 후보는 그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안희정이라는 세 글자가 현재 허 후보의 금기어가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박 후보는 “더구나 허 후보는 아예 ‘친안’ 색깔을 지우고 ‘친문’ 색깔을 덧칠하기 급급했다”며 “안 전 지사와 찍은 사진을 지우고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을 보고 비위감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허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은 박영순 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저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2012년도에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했던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허 후보는 “안 전 지사와 친하다는 이유로 안희정계로 몰고 가는 것은 매우 정치적이고 도덕적인 태도가 아니다”라며 “안희정과 친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뛴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박 후보는 허 후보가 대전시장 출마선언 직후 자유한국당이 낸 성명서를 근거로 유성구청장 시절 ‘노은지구 고분양가 논란 의혹’과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무산 관련 무책임한 태도’ 등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지만, 허 후보는 이에 대해 “사실 관계가 아닌 한국당의 논평으로 저를 공격한 것은 민주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특히 이상민 의원은 두 후보 간 설전을 지켜보다 시간이 종료돼 박 후보의 주도권토론 질의를 받지 못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대전시 인구 150만 붕괴 및 인구유출' 관련 공통질문에 대해 세 후보 모두 심각성을 인지하며 자신들의 공약을 제시했다.

먼저 이상민 의원은 "충남 계룡·논산, 세종, 충북 옥천·영동 등 대전 주변 지역과 통합해 싱가포르에 비견되는 메가시티 대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4차산업 혁명 빅벨트를 형성해 살고 싶은 도시, 일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태정 후보는 "대전을 중심으로 한 신 수도권 상생 연합도시 네트워크로 지역 경제를 살찌워 인구유출을 막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4차산업 혁명 특별시 전략을 통해 기업과 청년이 찾아오는 신수도권 중심으로 대전을 발전시키겠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박영순 후보는 "IBM이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빅데이터 센터를 유치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일자리가 있으면 젊은이들의 이탈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경선은 11일부터 13일까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ARS 투표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경선에서 최고 득표자가 50% 이상의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1·2위가 결선 투표를 진행해 최종 본선 진출자를 가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