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소장유물 충남도에 기증
마제석검, 청동거울 등 68종 328점
2008-08-25 성재은 기자
공주에 학연이 있는 일본인들의 모임인 공주회(公州會) 회장을 맡고 있는 아메미아 히로스케(雨宮宏輔.76)씨가 25일 충남도청을 방문해 이완구 충남지사에게 고고유물과 구한말 일제시대 각종기념 엽서 등 68종 328점을 기증했다.
아메미아 히로스케(雨宮宏輔)씨는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중학교에 입학, 1945년 해방과 함께 일본으로 귀국해 1945년 공주회(회원 100명)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공주·부여지역을 자주 방문하던 중 무령왕 축제에 개인자격으로 참석해 충청남도의 유물보존 운동을 논의, 본인의 소장유물을 공주향토문화연구회를 통해 충남도에 기증할 뜻을 밝혔다.
공주향토문화연구회는 기증자의 뜻에 따라 유물을 인수, 충남도에 기증할 것을 결정하고 이날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이번에 기증된 ▲마제석검 ▲청동거울 ▲녹청자 뚜껑 ▲분청사기 접시 ▲백자사발 ▲벼루 ▲옻칠바가지 ▲일제시대 국내 사진이 담긴 우편엽서 ▲대한제국 관련 우편엽서 ▲조선총독부 시정기념 우편 그림엽서 등의 유물은 아메미아 회장의 선친인 아메미아 다다마사(雨宮忠正)가 소장했던 유물로 선친은 공주에서 사업을 하면서 골동품을 취미로 수집했으나 해방직후 혼란기에 대부분 도난당했다고 한다.
기증된 유물은 전문가의 정밀 감정평가를 받지 않은 상태이긴 하나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 등 관련 전문가들은 음각으로 새와 꽃문양이 새겨진 비색의 청자대접과 안과 밖에 점열무늬로 정교하게 새겨진 인화문의 분청사기는 뛰어난 유물로 평가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공주 금강교 모습을 소재로 한 엽서는 1910년대 금강에 가설된 공주 섭다리로서 당시의 교량형태 등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극히 드문 자료이며, 고려시대 무덤에 부장품으로 매장했던 25점의 명기는 당시의 매장풍습과 시대적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구한말 일제 시대 각종 기념엽서는 100여년 전의 사회상을 연구하는 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히로스케씨는 "좋은 일을 했다기보다는 비로소 유물이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완구 충남지사는 “귀중한 문화재를 충남도에 기증한 히로스케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충남도는 앞으로도 떠돌아다니는 문화재가 다시 우리의 문화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 백제문화재단을 설립해 민간차원의 '백제유물 반환.보존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