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갈 뻔한 '예비 성악가' 검찰 선처로 새 출발

가정 형편 기울어 음악공부 포기하자 범죄 빠져, 기소유예하고 학비 후원 연결하기도

2005-11-28     편집국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성악 공부를 포기하고 범죄의 늪에 빠져 철창신세를 지게된 소년이 재능을 아깝게 여긴 검찰의 선처로 풀려나 새 삶을 살게 됐다.

한 예술계 고등학교에 다니며 권위있는 전국 음악 콩쿠르에서도 상위권에 입상하는 등 촉망받는 예비 성악가였던 A(17)군의 방황은 부모의 이혼에서 비롯됐다.

부모가 갈라선 뒤 레슨비를 대지 못할 정도로 가정형편이 기울자 A군은 음악 공부를 포기해야 했고, 지난 5월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러나 하고 싶은 공부를 포기해 절망에 빠지고 새학교 생활에도 적응 하지 못한 A군은 이때부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또래 불량 청소년들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남의 물건을 훔치는 등 범죄의 길로 빠져 들었다.

결국 A군은 다니던 학교를 자퇴했고, 지난 8월 청주시 용암동에서 또래 2명과 함께 운전자가 술에 취해 잠든 승용차에서 열린 창문으로 손가방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붙잡힌 A군은 이외에도 남의 오토바이를 훔치는 등 상습적인 범행사실이 드러나 엄한 처벌이 예상되는 처지였다.

그러나 최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A군의 음악적 재능과 A군을 방황으로 내몬 어려운 환경을 눈여겨 봤다.

청주지검은 A군을 석방하고 기소유예 처분했다. 뿐만 아니라 A군은 검찰의 주선으로 포기했던 성악 공부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A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청주지검의 한 범죄예방위원은 공부하는데 드는 학비 전액을 후원하기로 했고, 음악대학에 다니는 A군 형의 지도교수는 입시 때까지 A군을 레슨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소년범들이 범죄에 빠져드는 것은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며 "형사처벌하는 대신 선도가 앞서야 하며 가능하다면 환경을 바꿔주고 사회복귀를 도와야한다는 판단에서 선처했다"고 말했다.


청주CBS 김종현 기자 kim112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