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맹랑' 설동승 인사청문회

대전시의회 '거수기' 역할...민선 7기 첫 청문회 아쉬움만 남겨

2018-09-10     김용우 기자

대전시 민선 7기 첫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가 싱겁게 끝났다.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이종호)는 10일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설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및 자질 등 검증에 나섰지만 헛심 공방만 벌이다 끝났다는 평가다.

특히 청문간담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공단 노조위원장에게 집중 질문이 쏟아져 ‘노조위원장의 청문회’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위원들은 설 후보자에게 노조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극복책 등을 설명해 달라는 원론적인 질문만 수차례 반복했다.

한 위원은 검증대에 오른 설 후보자에게 '옹호'하는 듯한 질문을 던져 거수기 역할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윤종명 위원(민주·동구3)은 “공단 내에서 다양한 보직을 지내며 충분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 전문성이 없는 외부인사보다는 공단 내부 인사가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격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청문회 중간에는 공단 임원진들이 혼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종호 위원장(민주·동구2)은 공단 임원진들이 설 후보자에게 인사청문 관련 준비자료를 건네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럴 거면 뭐하러 이 자리에 왔냐”라며 설 후보자 뒷자리에 앉아 있던 임원진들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

또 조성칠 위원(민주·중구1)은 공단 직원으로부터 오는 17일 설 후보자의 취임식 수립 계획을 보고 받은 뒤 “청문 결과를 보지도 않고 취임식을 강행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첫 인사청문회 인데다 시장 및 시의회 의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이서 사실상 ‘훈계’에 국한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흘러나온다.

이런 가운데 설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공단 업무경험과 전문적 역량을 바탕으로 합리적 조직관리, 안전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해 선진 공기업으로 만들겠다”며 “시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 산하기관장 인사권은 결국 대전시장 '결단'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

때문에 이날 인사청문회는 근본적인 모순점과 한계점이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복환위 한 위원은 "공직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려도 결국 허태정 시장이 임명권을 갖고 있어 사실상 허 시장의 판단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된다"며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대전시의회 복환위는 오는 12일 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안을 심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