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탈바꿈’없는 정당 출현을 보며

2005-12-15     편집국

올바른 권력을 향한 기본적 소양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어떤 경우든 국민의 고단한 삶을 돕는데 권력을 사용하겠다는 신념이 아닐까 생각된다. 굶주린 맹수처럼 먹이감을 쫓는 권력만을 위한 향연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토크빌은 “새로운 정치는 새로운 세계에 필수적이다” 라고 했다.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만드는 정당이 아닌 이상 새로운 시각의 새로운 정치 결사체라고 볼 수는 없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정치결사체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어야 할까? 아마도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민주적 리더십을 가진 새로운 지도자들이 있고,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정치를 열고자 하는 역동적 원천의 힘을 가진 추종자들이 있어야 한다.

요즘 우리 지역에는 또 다른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만들려는 시도가 있지만 새로운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정치가 바뀌는 것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가 있다고 믿을 때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내지만 결국은 기존의 정당들을 복제해 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기존의 정당은 물론 새롭게 태어나는 정당도 반드시 수반되어야할 책임이 있는데 그런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 국민이 어디까지 권력을 주었는지, 어떻게 사용하라는 것인지 조차 구별 못하여 그 한계와 범위를 정하지 못하는 몇몇의 사람들이 권력을 중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정당을 만드는 기본 모태가 소수의 한풀이 장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 부터 출발해서는 안 된다. 국민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그래가지고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집단의 정치결사체를 만들 때 새로운 정치가 가능하고, 국민들도 기꺼이 지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공감대가 없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 역사에 반하는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달아야 한다.

정치적 패러다임의 전환은 사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분권형 정당으로 포장된 지역을 볼모로 한 기존 정당을 모방한 미니 정당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뻔히 그렇게 만든 정당의 종착역이 어딘지 알면서도 일시적이나마 특정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여 기득권을 유지하기 바란다면 이는 커다란 착각이다.

이제 우리 지역민들도 지역을 담보로 태어났던 정당의 폐해를 충분히 학습했다. 우리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태어났다 사라진 정당의 모습과 그 정당을 이끌었던 분들이 우리 지역민들께 얼마나 큰 좌절을 안겨주었는지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이제 우리지역 주민들도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완전한 영향력을 가진 한표를 행사할 준비가 되어있다. 누구나 권력을 유지하고 싶은 유혹은 매우 클 것이다. 권력을 유지 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아마도 측근들은 그럴싸한 논리로 망설임 없이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이 기회를 잡으라고 권했을 것이다. 그것이 권력의 함정이고, 존경받으며 조용히 일선에서 물러나는 아름다움을 갖지 못하게 하는 독이 될 것이다.

우리 충청의 미래가 기존의 권력구조, 기득권, 형식주의 등을 지키려는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될 수는 없다. 우리 충청도의 정치적 상황을 소수의 기득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과거의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차원의 정치혁명을 할 생각이 없다면 이제라도 멈추어야 한다. 미래 사회에 총체적 대안들을 제시할 통찰력이 없다면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공감대의 형성 없이 새로운 정당이 출현한다면 지역사회의 발전을 또다시 멈추게 하거나 후퇴시킬 수 있다.

지금 우리 지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명분 없는 정당의 출현이 아니라 존경받는 큰 어른일 것이다.

이장우 교수 / 대전대학교 행정학과   겸임교수·행정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