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시장의 아름다운 도전…‘염홍철의 詩낭송회

자연과 사랑, 죽음과 생명을 소재로 한 자작시 50여편 선보여

2009-03-25     김거수 기자

행정가이며 정치인인 전직시장이 시낭송회를 개최해 지역문화가에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염홍철 전대전시장은 오는 25일(수) 오후7시 오페라웨딩 컨벤션홀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성황속에 생활속 문학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자작시 50여편을 모은 詩낭송회를 가졌다.

오늘행사에서는 침례신학대학총장 도한호, 원로시인 나태주의 축사를 하였고 김완화 한남대교수는 시평에서 ‘염전시장은 문학과 다른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셨는데도 평소 생활속에서 시를 사랑하는 마음에 체험을 언어로 표현된 것이 감동적이다’ 라고 말했다.

특히 염전시장은 인사말을 자작시로 인사말을 대신하는 색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염홍철의 시, 염홍철의 시사랑 

이번 행사는 그가 지난 1년여 동안‘염홍철의 아침편지󰡑라는 이름으로 지인들에게 매주 보낸 시와 산문을 모아 개최하는 것으로, 가까운 지역예술인과 학계인사만을 초청한 순수문화행사로 치러졌다.

특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20여편의 저서 및 100여편의 논문을 저술한 정치학자출신인 염홍철 전시장은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청년시절인 지난 197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논문부에 입선하기도 한 문학인이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자연과 사랑, 죽음과 생명을 주제로 그의 삶과 철학을 담담하게 그려낸 <호연과 악연>, <한밭찬가>, <죽어야 다시 산다>, <그럼 어떡하라고>, <어머니>, <함께 흘린 땀은 향기롭다> 라는 제목의 시가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낭송돼「공감과 감동의 시간」이 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사)미래도시공동체연구원 강병열 이사장(변호사)은 『저희 연구소의 고문이신 염홍철님이 전공과는 전혀 다른 시를 쓰신다고 하여 처음엔 의아했지만, 시와 수필, 그리고 음악분야에 상당한 조예가 있음을 알게 돼, 작지만 의미 있는 문학의 밤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염홍철 전시장은 『지인들에게 보내주던 詩가 어느덧 50여편이 넘고, 주위분들로부터 조촐한 문학행사를 갖자는 권유에 용기를 내게 됐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에 대한 저의 관심과 사랑이 식지 않는 한, 변함없이 詩를 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염홍철의 시, 염홍철의 시사랑 

  
                                   염 홍 철
 
시를 잘 모르면서 나는 시를 쓴다
나는 시를 잘 못쓰면서 많이도 쓴다
 
대한민국은 시인 공화국이라는데
좋은 시가 많아서 아니라, 시인이 넘쳐나서라는데
그런데도 나는 시인 공화국에 일조하고 있다
 
처칠은 정치적 공백기에 그림을 그렸다는데
영웅(英雄) 따라가다 영웅(零雄)이 되지 않을런지
 
이어령 시인은 첫 시집을 내면서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기쁘다"고 말했는데
나는 오직 쑥스럽고 또 쑥스러울 뿐이다

다산은 시를 잘 쓰려면
본성이 맑고 참돼야 한다고 했는데
나 마음속 티끌과 찌꺼기 깨끗이 닦지 못했다
 
김완하 시인은 시를 쓰는 마음에서
"시는 느낌을 전하는 것이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했는데
나는 아직도 설명하면서 시를 쓴다
 
안도현 시인은 시 작법에서 스물여섯가지를 주문했는데
"한줄 쓰기 전에 백줄 읽어라"는 주문 이외에는
나는 하나도 따라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내 시를 읽는 이 한사람만이라도 감동을 느낀다면
나는 앞으로도 계속 시를 쓸 것이다
나 시를 쓰는 그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197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문학청년의 진솔한 삶 그대로… 감미로운 음악과 詩의 하모니,「공감과 감동의 시간」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