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대전시 밀어붙이기식 행정 NO

허울뿐인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 주민 휴식공간을 약초밭으로

2009-04-27     성재은 기자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소재 동춘당 명품공원화사업을 두고 대전시와 대덕구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25일 오후 대덕구 동춘당 공원 일원에서 ‘제14회 동춘당문화제’ 행사가 개최된 가운데,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 반대하는 대덕구민들의 현수막 시위가 벌어져 행사장 내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문화제 행사장 한쪽에서는 ‘멀쩡한 마당의 축소가 웬 말이냐 차라리 원래대로 놔둬라’, ‘그린생활공원에 약초밭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시위 및 명품공원화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찬·반 설문 조사가 진행됐다.

이는 최근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 따른 동춘당 근린공원 축소를 놓고 대전시와 대덕구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동춘당 명품공원화 사업은 2007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방문 당시 대전시가 재정비사업을 제안해 국비 31억원, 시비 13억원을 포함 모두 44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본격화됐다.

시는 당초 지난달 착공을 목표로 동춘당 주변 현 광장(4492㎡)을 1006㎡로 축소했다. 대신 약초 재배지 및 야생화 단지를 조성해 옛 모습으로 복원한다는 내용의 실시설계를 계획했고, 이에 대한 공청회(?)를 지난달 초 실시했다.

그런데 시의 이 같은 공청회를 두고 대덕구와 대덕발전구민위원회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시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곽인상 대덕발전구민위원회 회장에 따르면 시는 3월 초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 대한 공청회 일시를 공청회 하루 전날 대덕구청에 공지했다.

이로 인해 공청회 당일 참석자는 송씨 문중 10여명, 관광문화재 관련 인물 10여명, 40여명도 채 되지 않는 소수의 대덕구민에 불과했다.

이에 곽 회장은 시청 문화재관광담당 과장에게 공청회 일시 공지의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식 주민 공청회를 다시 열 것을 강력하게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덕구와 대덕발전구민위원회는 문화생활 공간 축소에 따른 주민들의 삶의 질 저하와 각종 행사 차질을 이유로 시가 계획하고 있는 동춘당 명품화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대덕발전구민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대덕구민 1만2000여명으로부터 광장 축소 반대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했다.

구는 “1만2000여명 주민의 광장축소 반대 서명이 마르기도 전에 광장 대폭 축소로 인해 주민의 휴식과 소통공간을 약초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주민 의사를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언제적 시절 얘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사업 내용이 당초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서 ‘동춘당 옛모습 찾기’로 변경된 것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공청회를 자꾸 안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몇 번의 과정을 통해 이 사업에 대해 설명했고 대덕발전구민위원회 역시 초반에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데 최근 다시 이 사안을 가지고 문제를 삼고 있다”며 “제대로 된 공원을 만들기 위한 일인데 왜 자꾸 광장, 광장만 하는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위원회측은 동춘당 주변의 광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반대 한다”며 “문화재위원회와 도시공원위원회 등의 전문적인 심의와 대덕구의 의견을 수렴해 광장 크기를 당초 두 배 규모인 2410㎡로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덕구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곽인상 대덕발전구민위원회 회장은 “공청회는 무슨 공청회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된 공청회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또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고시에 따라 오늘부터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해 대덕경찰서에 한 달간 집회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동춘 공원 입구에 트럭과 트레인 등으로 바리게이트를 쳐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민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다면 주민과 공동 대처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5일 실시된 찬반 설문 조사는 계속 실시 중이며 27일 현재 95% 이상이 대전시가 추진 중인 동춘당명품화공원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발전구민위원회 성명서

동춘당 명품공원화사업 갈등 확산 일로
대덕발전구민위원회, 광장은 주민들을 위한 삶의 공간...차라리 원래대로 놔둬라 

대전시가 추진중인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의 광장‘대폭’축소 문제가 갈등을 넘어‘실력행사’라는 파국이 우려된다.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은 2007년 당시 유홍준 전)문화재청장의 대전 방문시 사업비 44억원(국비 31억 시비 13억)을 확보해 동춘당 주변에 연못과 경관조명, 약초재배지 등을 조성해 옛지형으로 복원하는 것이다


市는 지난달 17일자로 동춘당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고시를 했는데 조경시설 2,914㎡ 운동시설 282㎡ 녹지 40,365㎡ 등으로 결정했다.

‘동춘당(同春堂)’은 조선중기의 명신 송준길 선생의 별당으로 보물 제209호로 지정된 문화재며 그 주위를 둘러싼 공원과 광장은 ‘동춘당 문화제’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고 항시 주민들이 운동과 산책하는 구의 유일한 대규모 문화, 휴식공간이다.


문제의 발단은 市에서 국,시비 44억원을 들여 추진중인‘동춘당 명품공원화사업’

이 광장을 대폭 축소하고 그곳에 연못과 정체모를 약초밭을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옛 문헌에 동춘선생이 약초를 키웠다는 내용이 있음을 근거로 문화재를 보호하고 옛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현재 4492m2 규모의 광장을 1006m2 로 면적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곧 공사를 시작한다고 천명했다.


그간 몇차례 구민대표들의 항의방문이 있었지만 이달 27일부터 공사를 강행하려는 市와 이를 저지하려는 구민들 간의‘충돌’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 개막된‘제14회 동춘당문화제’행사장에서는, 광장축소 반대 현수막을공원주변과 공원내에 부착한 구민들과 이를 떼어내려는 시청 직원들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고, 공사가 시작되면 갈등이 더욱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대덕발전구민위원회(위원장 곽인상)’를 중심으로 구민들이 반대에 나섰다.


위원회는 1만 2000여명의 서명과 97% 반대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공원을 대폭 축소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광장을 대폭 축소할 바에는‘차라리 원래대로 놔둘 것’을 주장하며 공사를 강행할 경우 실력으로 저지할 것을 선언했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대전시의 동춘당 명품공원화 사업 추진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사업계획 수립시 구민과 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이다.

  2007년 3월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동춘당공원 방문시 제안되어 2008년 10월 실시설계 착수를 걸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협의과정에서 광장의 대폭 축소가 불가함을 누차 강조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완성된 계획을 통보만하는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절차상의 하자 역시 빠뜨릴 수 없다.

  사업설명회를 한다면서 사전에 區와 충분한 협의없이 군사작전 하듯 당일 갑자기 들이닥쳐 일부 주민에게만 연락해 2030명 모아놓고 사업설명회를 했다고 우기는 짜맞추기식 사업추진에 놀랄 수 밖에 없다.


계획수립시 현장방문과 점검이 소홀해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구의 유일한 대규모 광장이 대폭 축소될 경우 올해 14회를 맞이한‘동춘당 문화제’등 각종 문화행사를 치를 수 없는 현실과, 근린공원이 역사공원으로 변경될 경우 지역주민의 문화.여가 공간이 사라지게 되고 주변 부동산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주민의견을 물었어야 했다.


사후관리 대책이 없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사업추진이다.

  연못과 대규모 약초밭을 조성할 경우 관리주체는 누구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연못의 수질관리와 유지비용, 약초밭 경작에 따른 도심 한가운데서의 농약살포와 휴경기간 동안의 경관문제 등 장기적인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일방적으로 계획을 통보해 놓고 주민이 반대하자 책임을 문화재청으로 미루거나, 실시계획 변경없이 나무를 심기로 한 부분을 녹지공간으로 바꿔놓고 마치 주민의견을 수렴해 1006m2의 광장을 2400m2로 늘린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


사진제공: 대덕발전구민위원회

  1. 특설무대에서 송촌동주민자치위원회 반대성명

  2. 스티커 투표판


※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개요

   사업위치 : 대덕구 송촌동 동춘당로 78(송촌동 192번지)

   사업내용 : 국가문화재 추가지정, 보호구역확대, 원형복원 및 보수, 담장설치

                 옛길,연못 복원, 경관조명 및 조명

   사업기간 : 2008 ~ 2010

   사 업 비 : 44억원(국비 31억 / 시비 13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