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대전시 밀어붙이기식 행정 NO
허울뿐인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 주민 휴식공간을 약초밭으로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소재 동춘당 명품공원화사업을 두고 대전시와 대덕구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25일 오후 대덕구 동춘당 공원 일원에서 ‘제14회 동춘당문화제’ 행사가 개최된 가운데,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 반대하는 대덕구민들의 현수막 시위가 벌어져 행사장 내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문화제 행사장 한쪽에서는 ‘멀쩡한 마당의 축소가 웬 말이냐 차라리 원래대로 놔둬라’, ‘그린생활공원에 약초밭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시위 및 명품공원화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찬·반 설문 조사가 진행됐다.
이는 최근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 따른 동춘당 근린공원 축소를 놓고 대전시와 대덕구가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동춘당 명품공원화 사업은 2007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방문 당시 대전시가 재정비사업을 제안해 국비 31억원, 시비 13억원을 포함 모두 44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본격화됐다.
시는 당초 지난달 착공을 목표로 동춘당 주변 현 광장(4492㎡)을 1006㎡로 축소했다. 대신 약초 재배지 및 야생화 단지를 조성해 옛 모습으로 복원한다는 내용의 실시설계를 계획했고, 이에 대한 공청회(?)를 지난달 초 실시했다.
그런데 시의 이 같은 공청회를 두고 대덕구와 대덕발전구민위원회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시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곽인상 대덕발전구민위원회 회장에 따르면 시는 3월 초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 대한 공청회 일시를 공청회 하루 전날 대덕구청에 공지했다.
이로 인해 공청회 당일 참석자는 송씨 문중 10여명, 관광문화재 관련 인물 10여명, 40여명도 채 되지 않는 소수의 대덕구민에 불과했다.
이에 곽 회장은 시청 문화재관광담당 과장에게 공청회 일시 공지의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식 주민 공청회를 다시 열 것을 강력하게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덕구와 대덕발전구민위원회는 문화생활 공간 축소에 따른 주민들의 삶의 질 저하와 각종 행사 차질을 이유로 시가 계획하고 있는 동춘당 명품화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대덕발전구민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대덕구민 1만2000여명으로부터 광장 축소 반대 서명을 받아 시에 제출했다.
구는 “1만2000여명 주민의 광장축소 반대 서명이 마르기도 전에 광장 대폭 축소로 인해 주민의 휴식과 소통공간을 약초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주민 의사를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언제적 시절 얘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사업 내용이 당초 ‘동춘당명품공원화사업’에서 ‘동춘당 옛모습 찾기’로 변경된 것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공청회를 자꾸 안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몇 번의 과정을 통해 이 사업에 대해 설명했고 대덕발전구민위원회 역시 초반에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데 최근 다시 이 사안을 가지고 문제를 삼고 있다”며 “제대로 된 공원을 만들기 위한 일인데 왜 자꾸 광장, 광장만 하는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위원회측은 동춘당 주변의 광장이라는 개념 자체를 반대 한다”며 “문화재위원회와 도시공원위원회 등의 전문적인 심의와 대덕구의 의견을 수렴해 광장 크기를 당초 두 배 규모인 2410㎡로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덕구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곽인상 대덕발전구민위원회 회장은 “공청회는 무슨 공청회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된 공청회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또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고시에 따라 오늘부터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해 대덕경찰서에 한 달간 집회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동춘 공원 입구에 트럭과 트레인 등으로 바리게이트를 쳐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민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다면 주민과 공동 대처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5일 실시된 찬반 설문 조사는 계속 실시 중이며 27일 현재 95% 이상이 대전시가 추진 중인 동춘당명품화공원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발전구민위원회 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