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꽃박람회장 가득 채운 3代 사제의 정

“말로만 듣던 꽃박람회장 이렇게 황홀할 줄이야...” 감탄 연발

2009-05-13     성재은 기자
꽃향기 가득한 안면도 꽃박람회장에 사제의 정이 가득 흘러넘쳤다.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스승과 제자, 또 그 제자의 제자가 ‘3대간 사제의 정’을 확인하면서 꽃들의 대향연에 동참했다.

충남 부여군 내산면에서 제자들의 소식을 들으며 여생을 보내고 있는 조영환(84) 선생과 그의 제자 김용석(72) 선생, 그리고 김 선생의 제자 조복녀(54)씨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꽃박람회장 이벤트장에서 열린 충남새마을부녀회 주관 ‘꽃박람회속에서의 선생님과 만남의 광장’에 밝은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옛 스승을 만나러 간다는 소식에 충남 부여에서 한달음에 태안 안면도 꽃박람회장까지 달려왔다는 김용석 선생은 제자 조복녀씨로부터 가슴에 사랑의 카네이션 꽃사지를 받자 마자 자신의 스승 조 선생님께 몸을 조아리며 가슴에 꽃을 꽂아 드렸다.

김 선생은 평소에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자신의 초등학교 1학년때 스승 조 선생을 모시고 산악회에도 참가하기도 하는 사이다.

또 조씨는 부여 새마을 부녀회에서 일 해오면서 평소 초등학교 5학년때 담임인 김 선생과는 자주 찾아 뵙는 사이지만 그의 스승 조 선생과는 같은 부여에서 살면서도 웬지 어렵기만 해 자주 뵙지는 못하는 처지. 이날 꽃의 대향연이 이들 사이를 녹아내리게 할 줄이야. 어느새 무대에서는 충남문인협회 이사이자 시인인 진명희씨의 ‘향기로운 열매’ 시낭송이 무대를 휘감고 있었다.

「아아, 스승님!/ 우리 모두의 스승이시여!/ 산야를 뒤덮은 꽃과 그 열매들은/ 오직 스승의 열정이요 사랑의 결정체였습니다...」

이날 오후 내내 아름다운 꽃들로 단장한 박람회장을 서로가 손을 꼬옥 붙잡고 거닐며 꽃을 감상하는 동안 3대에 걸친 사제의 사랑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옛 스승과 제자 사이를 잇는 가교역을 하고 있는 김용석 선생은 “말로만 듣던 꽃박람회장이 이처럼 황홀할 줄은 미처 몰랐다”며 “꽃대궐로 초청받은 것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