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박상도 대전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장 기고문

아동·청소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키워낸 건강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2009-06-02     충청뉴스

서양식탁에서는 가장 큰 적(適)은 말하지 않고 밥만 먹는, 즉 침묵으로 간주한다. 식사를 초대한 주인은 음식을 맛있게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사에서 대화가 활기차게 이루어지도록 끊임없는 대화의 주제를 공급하는 재치 또한 발휘하여야 한다.

식탁은 음식을 먹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때의 대화는 가볍고 재미있는 주제이어야 한다.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모든 가족이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가장 좋은 주제가 될 것이다.

노란 개나리가 병아리떼를 풀어놓은 듯 보송보송한 봄기운이 넘쳐나는 5월.......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가정의 달’이다. 그러나 가족 간의 사랑과 행복한 사연으로 가슴 한 켠이 훈훈해지는 기사나 뉴스가 넘쳐날듯 함에도 불구하고, 신문지상이나 방송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일 기분 좋아지는 소식 못지않게 많은 쓸쓸해지는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언뜻 그러한 소식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사건·사고인 듯 보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이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의 사회문제(Social Problems) 가운데 하나로 인간의 선천적인 요인과 사회환경적인 후천적 요인이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여 사회문제로 생겨난 것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전자인 인간의 선천적인 요인은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흔히들 맹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을 비교하며 거론하곤 한다. 맹자가 말하는 성(性)이란, 인간의 타고난 일정한 소질과 재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성이 “인(仁-측은지심惻隱之心), 의(義-수오지심羞惡之心), 예(禮-사양지심辭讓之心), 지(知-시비지심是非之心)”로부터 우러나오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이야기하며 생리적 본능과 같은 자연현상이 아닌 인간의 도덕적 성향만을 말하는 것인 반면, 순자가 말하는 성(性)이란 인간의 본능적 욕구와 탐욕 같은 자연적 성향을 말하는 것으로 맹자의 성(性)과는 다른 관점에서 성악설을 주장하였다.

어느 것이 옳든 오늘은 선천적인 요인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거론하지 않으려 한다.
사회문제의 더 많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인이 생각하는 후자인 사회환경적인 후천적인 요인을 중심으로 논해보고자 하는데, 이는 시대변화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게 그 요인이 변화되어 왔다. 그 중, 오늘은 ‘5월-가정의 달’에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아동문제와 청소년문제에 관한 사회환경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는 후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그 원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가족구조의 변화를 그 첫 번째 요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산업화로의 진전은 직계가족구조의 확대가족 형태로부터 점차 핵가족구조로 변화시켜 가족간의 상호 영향력을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녀양육과 안녕에 크게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 부부불화에 대한 제어장치의 상실로 이혼율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아동에게 사회 규범과 가치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최초의 준거집단인 가족이 핵가족화로 인해 이러한 기능들을 대부분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아동과 청소년에게 일탈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아정체감 확립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기혼여성의 취업증가가 그 요인이라 할 것이다.

여성의 고학력화로 인한 자기실현의 욕구와 가계의 경제력 약화에 대한 보충 및 인구고령화로 인한 국가생산력 감소의 극복 등이 여성의 노동력을 취업의 현장으로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맞벌이부부의 가정은 적극적 지지속에 바른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자녀들에 대한 애정을 쏟지 못함으로 인해 아동과 청소년의 탈선 기회 제공이나 아동에 대한 방치 또는 유기로 인한 위험한 상황에의 노출 등의 많은 사회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

셋째, 극심한 경제불황이 그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인해 가계의 경제적 상황에 큰 타격을 안겨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는 노숙자나 기초생활수급자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그러한 가운데에도 극심한 내수침체를 만회하고자 조세부담이 증가되다보니 가계의 어려움은 더욱 더 증폭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계의 경제난은 가정구성원간의 대립 및 갈등에 영향을 미쳐 결국 부부갈등과 가정파탄, 결손가정의 양상을 보이며 불안정한 가정형태로 인한 극심함 고통이 결국 신문지상이나 뉴스에 연일 보도되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낳고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 학벌만능주의적인 사회적 풍토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의는 정도를 지나칠 정도여서 학생 누구나가 공부에 대한 강한 강박관념 속에 살고 있고 아동과 청소년들을 공부벌레로 만드는 사회적인 풍토 가운데 놓여져 있다 하겠다. 이웃과 사회를 위한 삶, 또는 나와 부모·형제·자매·이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을 차단하고 수단이야 어떻든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사태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미리서부터 가능성이 없는 자들에게는 사회적인 부정적 낙인을 찍고 결국 이들로 하여금 탈선케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주된 네가지 요인들로 인해 나타나는 아동과 청소년문제들-아동학대, 학교폭력과 왕따문제, 성폭력문제, 가출문제, 디지털 중독문제, 자살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문제 등-을 이제 더 이상 우리사회는 방치해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위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우선 철저하게 관리되는 예방교육이 선재되어야 할 것이다. 유치원등의 취학전 교육기관에서부터 인성교육을 강화시키고 의무화되어져 인성교육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져야 한다.

둘째, 아동 및 청소년의 방과후 지도 프로그램에 대한 복지서비스 시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동과 청소년들이 가정안에 머물며 지지와 사랑을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맞벌이부부가 만연해 있는만큼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된 채 탈선 및 범죄적 기회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관리·교육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아동·청소년에 대해 연구하는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도 있듯이 어린 아이들에 대한 국가의 교육과 관심은 곧, 국가의 장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교육하고 그들의 문화를 공감하고 교류함으로써 사회문제의 온상이 아닌 사회적 귀중한 자원으로서 부각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 사회의 미래, 국가의 장래가 될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이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서, 이후 돌아오는 5월은 사회 구석구석에서 들려오는 행복한 소식들로 인해 5월을 떠올리면 자연히 번지는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운 한 달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