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내모는 태안비치골프대회 빈축

제1회 태안비치골프대회 홍보 미숙, 안전장치 미비 지적

2009-07-06     성재은 기자
“골프공 맞아봤습니까? 안전장치 없이 해변가에서 꼭 골프 쳐야 됩니까?”

지난달 26일부터 27일 개최된 제1회 국토해양부장관배 청정 태안비치골프대회가 사전 홍보 부족 및 안전대책 미흡으로 관광객들로부터 뒤늦게 빈축을 사고 있다.

충남 태안군은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태안군 일대 10개 해수욕장에서 골프 동호인과 인기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국토해양부장관배 청정 태안비치골프대회를 개최했다.

24개팀 96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유류오염사고로 인한 태안지역의 이미지 개선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가 기획, 골프가 그린에서만 할 수 있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회 직후 태안군청 ‘태안군에 바란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대회 당일 이곳을 방문한 일반 관광객들의 항의성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고태석씨는 “비치골프는 누구를 위한 행사이며 꼭 해수욕장 해변가에서 안전장치 없이 꼭 그래야 하는 겁니까?”라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입니다. 골프공 맞아 봤습니까?”라고 항의했다.

또 “나라가 개판이니 이래 저래 dog 같은 짓을 허가해야 하는 거냐”며 일반 관광객들의 편의를 무시한 태안군에 반감을 드러냈다.

작성자 정우철씨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일부러 일정을 잡아 방문했으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오더니 골프를 쳐야 한다며 아이들을 밖으로 몰아냈다”며 “어은돌 해수욕장 어느 곳에서도 대회 관련한 플래카드나 홍보물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멀리서 태안을 찾았던 우리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골프객들에게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며 “주최측과 태안군은 관광객들의 입장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 문화관광과는 “번영회 회원과 의용소방대원을 배치했는데 인원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태안살리기 이벤트성 행사였고 태안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조금 불편한 점을 배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되는 일에 불만을 드러내는 관광객들에게 서운하다”며 “아직도 태안이 기름으로 오염된 줄 아는 분들이 많아 홍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