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대표, 이회창 총재에게 '쓴소리'
"땜질식 정치 아니냐" 불만 토로했다가 하루만에 진화작업
2009-07-17 김거수 기자
중앙정치권에서 '충청도 총리론'이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 후보 대상자 중 한명인 심 대표는 그동안 이 총재의 당 운영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으나 지난 16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 총재의 당 운영방식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서 관심이다.
심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세종시법 통과문제를 둘러싸고 이 총재의 소극적인 입장에 불편한 심정을 토로하며 일침을 가했다. 심 대표는 "선진당은 (정부)정책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고 이 총재는 회의 때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당이 지향하는 바를 언급한다"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진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냐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인데 이를 위한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루하루 땜질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대표 측 한 측근은 "세종시 문제를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반면 선진당 의원들이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17일 자신의 발언이 당내에서 파문이 일자 해명과 논란진화에 나섰다.
심 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5역회의에서 "진의와 다르게 언론에 보도된 것 같다.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에 나섰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심 대표는 "당의 정책기능을 활성화하자는게 발언의 취지였다"며 "총재가 방향을 제시하면 당은 제대로 정책대안을 추진하자는 뜻에서 정책위의장에게 오더(명령)를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심 대표의 말 뜻을 잘 알겠다"고 수긍했으나 "심 대표의 말은 알겠지만,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은 해야 할 것같다"며 "대변인이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 당내 이상기류사태가 일단락됐다.
심 대표의 이번 발언은 겉으로는 당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견해처럼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중앙정치권에서 제기된 '심 대표의 충청권 총리 기용설'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이 총재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심 대표를 지원하는 대학교수 등 자문그룹은 최근 심 대표에게 "그동안 당내현안 등에 대해서 너무 발언을 안하고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안좋은 모습이다. 정치인으로서 죽는 길"이라며 주문했는데 이번 발언이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