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나는 진짜 사나이들이 뭉쳤다
대전대성고 동문들의 모교사랑 이야기
미션스쿨이라고 하면 사실 비신자들의 경우 고루해지는 느낌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제법 남자같은 모습으로 까실한 턱을 연신 비벼대는 남자 고등학생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대전대성고(교장 안중권)에는 고루한 느낌보다는 풋풋한 젊음이 느껴진다.
남자는 사실 고등학교에 가면서 진짜 남자가 되려는 준비의 대부분을 마친다고 한다. 우정을
넘어선 의리. 길게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그 의리를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제대로 다닌 남자라고 할 수 있다.
대전 대성고를 졸업한 남자들 중에는 유독 진짜 남자가 많다. 남을 돕고 사회를 위해 일하는 동문들이 많은 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대전 대성고는 50여년을 진짜 사람을 만드는 데 보냈다. 그리고 이제 그 결실은 학교의 발전과 졸업생의 성공으로 증명되고 있다.
대성고는 1954년 1학급으로 출발했다. 2005년 지금까지 반세기를 보내오면서 대성고는 참으로 많이 성장했다. 그 규모로만 보아도 각 학년 12학급씩 모두 36학급이니 사실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초우량 학교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전통과 역사로 학교를 평가한다면
대성고는 이미 높은 점수를 받고 출발한 셈이다. 하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동문들의 열정이 오늘의 대성고가 우뚝 설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등학교의 명예와 위상을
결정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좋은 대학에 몇 명의 학생을 보냈는갖라는 단순한 수치로만 결정이 되고 있다. 대성고는 그런 면에서는 덕을 본 편이다.
최근 대성고는 공부 잘하는 학교로 소문이 났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학의 인기학과에는 대성고 자체 동문회가 있다는 소문까지
있으니 21세기형 명문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성고는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사람을 생각하는 진짜 남자.
인간이 바탕이 된 진짜 교육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대성고 사람들은 더욱 아름답다.
대성고의 동문회는 탄탄하다. 단순히 같은 학교를 나온 사람들의 모임이라기 보다는 성씨가 다른 형과 아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느낌이
든다. 꾸준히, 꾸준히 ‘대성’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뒤에 든든한 대 선배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대성고 동문회는 동창회의
수준을 넘어서 사회재단으로의 성격을 띄고 있다. 불우한 재학생을 돕는 장학재단은 기본이라고 말하는 동창회장의 여유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대성고
동문회는 재학생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에 진출한 동문 중에도 어려운 선후배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취업이 어려운 요즘 동문들의 취업전선까지
신경써주는 그들의 마음씀씀이에서 신선한 감동이 느껴진다.
그러고 보면 대성고에는 유독 대성고를 위해 한 몸 바치는 사람이 많다. 동창회장
정길영씨는 교장 안중만 씨를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교장실까지 내주어 독서실로 쓰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성고는 앞날에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산율이 저하되고 집집마다 애지중지 무남독녀, 외아들이 판치는 요즘, 형제의 정이 그리운 요즘, 대성고인들은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든든한 형과 아우가 아주 많이 생기니 말이다.
Interview
정길영 총동창회장
“패기넘치는 동창회 위해 노력할 터”
“… 이 선배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 랩을 거침없이
따라 부르고 DDR을 하는 세대가 여러분입니다…”
N세대를 지칭하면서 거침없이 대회사를 하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대성고등학교의 현 총동창회장 정길영씨. 한
눈에 봐도 ‘사람 참 좋아 보인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젊은 사람도 소화하기 힘든 핑크색 넥타이가 너무나 멋지게
어울리는 정길영씨의 모습에 대성고는 사람을 참 잘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대성고를 만난 것을 행복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정말 찰떡궁합이다.
정길영씨는 13회 졸업생이다. 60년대에 학교를 다녔는데 그 당시 학교에 가면
수업만큼 일도 많이 했다고 한다. 흙 나르고 벽돌 나르고 ‘학교를 내가 다 지었다’며 너털웃음 웃는 그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다. 당시
목동은 비포장 도로였는데 버스는 커녕 도보로 대전 전 지역을 누볐다고 한다.
비가 오면 학교는 그야말로 늪지대. 장화 없이는 한걸음도 뗄 수 없는 그 곳을 3년 동안 다녔다. 모두가
어려운 그 때 어려운 친구들이 많았지만 모두가 성실히 노력해서 지금은 다들 자리를 잡았다며 동문들 자랑이 대단하다.
정길영 회장은 현재 길산정밀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이사이다. 큰 회사라 그런지 유독 표창창이 많았는데 모범 납세자상부터 시작해서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다. 이런 큰 회사에 저만한 표창이야
당연하지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를 만나보니 소탈하고 진솔한 모습이 더욱 그를 빛나게 한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연신 싱글벙글 하는데 아마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정길영 씨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할 정도이다.
대성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젊은 패기가
충만하다. 대성고의 일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것 같은 든든한 회장의 모습. 지금 대성고 동문회는 체육관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학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계획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장학재단은 물론이고 후배들의 사회진출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지금 대성고 동문회는 그야말로 빵빵하다. 사실 금전적인 문제가 큰 동문회 사업에서 자금확보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재정적인 바탕을 다져 놓았기 때문. 정길영씨는 후임 동창회장자리를 능력있고 돈있는 사람보다는 능력있고 적극적인 젊은 사람에게 맡기고 싶다고
말한다.
각계에
있는 대성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려는 그의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 송년의 밤과 체육대회는 물론이고, 동창회 사무실까지 따로 마련해
놓은 열성이 놀랍다. 자신의 임기 동안 동창회 건물을 짓고 싶은 바람이다.
동문들이 언제든 찾아와서 쉴 수 있는 사랑방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진짜 남자의 ‘의리’와 ‘열정’이 느껴진다.
/ 안희경 기자
협조 / 대성고 총동창회
☎042-222-9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