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용 세종시의원 “세종시 조례 공포 오류, 지방자치 본질 훼손”

공포된 조례 총 1,090건 중 321건에서 내용 누락과 임의 수정 등 오류가 발견 이춘희 시장, 조례는 제57회 임시회에 맞춰 의회와 협의 후 개정 추진 준비

2019-06-25     최형순 기자

미래지향적인 지방분권의 상징도시로 성장 중인 세종특별자치시가 "시책 사업의 법적 근거가 되는 조례 공포 오류로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종용 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장 서금택) 의원(도담)은 25일 제56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질문 통해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공포된 조례 총 1,090건 중 321건에서 내용 누락과 임의 수정 등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노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따른 일부개정조례’는 의결된 내용과 달리 ‘위탁 근거 규정’과 ‘공영자전거 사용료’가 삭제돼 공포됐다.

즉, 법적 근거 없이 공영자전거 사용료와 임대료를 부과한 셈이다. ‘농기계 임대사업 운영 일부개정조례’역시 임대료 일부 기준이 누락되기도 했다.

심지어 의회 의결 내용을 임의로 변경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15년 공포된 ‘세종특별자치시 통합방위협의회 등의 구성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의 경우 의회 의결에는 없었던 ‘제5조에 따른 통합실무위원회 의장’과 ‘시 통합방위업무를 담당하는 국장’이 추가되고 각 호의 순서가 임의로 변경됐다.

또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에서 전기자전거 구입비용 지원 자격을 ‘19세 이상의 사람’에서 ‘사람’으로 자의적으로 변경했다”면서 “어떤 권한으로 의회에서 의결된 조례를 변경한 이고, 잘못 공포된 조례 내용을 보고 헷갈려 했을 시민들의 혼선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라고 연이어 질문했다.

현안질문하는

노 의원은 이번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 수립을 요구하며 이춘희 세종시장을 대상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먼저 “시가 조례 내용을 임의 변경하거나 삭제, 추가하여 의회 의결권을 침해했다”면서 지방자치법의 본질을 심각히 훼손한 데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춘희 시장은 “이번 오류는 집행부 나름대로 조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을 일부 조정하는 관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런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의회 입법 권한을 의도적으로 침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이어 노 의원은 의결과 다르게 공포되거나 공포문과 다르게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게재된 321건의 조례에 대한 명확한 조치 계획 수립을 당부했다.

이 시장은 “법령 사이트에 잘못 등재된 조례는 이달 중으로 전산 시스템을 통해 수정하고 입법 취지 및 내용 변경이 있는 조례는 제57회 임시회에 맞춰 의회와 협의 후 개정 추진 등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노 의원은 "조례규칙 심의회 의장인 이춘희 시장이 심의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채로 조례에서 규정한 조례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원칙적으로 시장이 조례규칙 심의회를 주재해야 하지만 일정 관계상 부시장이 회의를 대신 주재해왔다”면서 “앞으로는 가급적 직접 심의회를 운영하고 서면 대신 대면 심의에 의해서 조례규칙 심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노 의원은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은 지방의회의 고유 권한이며 의회의 의결로써 조례안이 확정되는 것”이라며 감사위원회 감사를 통해 고의성이 있는 해당 업무 관련자들의 징계 등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청해서 그 결과에 따라 문책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를 포함해 시 공직자 모두가 각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노종용 의원은 "세종시 공포 조례 오류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전문인력 확충과 검토 프로그램 도입, 시 차원의 명확한 기준 마련"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