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 허울뿐인 숙박요금 사전신고제?!

바가지 천국 대천해수욕장 관광객들 맹비난

2009-08-03     성재은 기자
“하룻밤 숙박요금 20만원에서 40만원...도난 사건, 안전관리 허술 최악의 해수욕장 빈축”

지난 6월 27일 명품 해양관광지로의 도약이라는 야심찬 꿈과 함께 개장한 대천해수욕장이 우리나라 최고의 바가지 해수욕장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3일 현재 보령시 홈페이지 및 대천관광협회 게시판에는 대천해수욕장 바가지 상혼 및 해수욕장 주변 안전 관리 허술에 대한 지적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관광객들에 따르면 대천해수욕장의 여관, 펜션의 숙박요금은 하룻밤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로, 숙박요금 자율고시 이후 성수기에 15만원에서 20여만원을 받는 관광호텔, 유명 콘도미니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보령시는 지난 2008년 5월 부당요금 근절을 위해 해당 업주들의 자율에 맡긴 숙박요금 사전 신고제를 시행, 사전 신고 된 숙박요금을 업소마다 게재하고 보령시.관광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 보령시 숙박업소(여인숙 포함) 총 215개 중 사전 신고제에 동참한 업소는 2008년 149개 업소, 2009년 159개 업소다.

이들이 사전 신고제를 통해 제시한 비수기 숙박요금은 5만원 미만, 성수기 숙박요금은 10~15만원 선으로, 위의 요금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에 등록되지 않은 채 성행하고 있는 불법 민박업소들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현재 보령시 숙박요금은 숙박업자가 시설 등을 고려해 요금을 책정하는 자율요금체계로, 시측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숙박요금에 대해 업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방법 외에 별다른 행정지도나 제제 방법을 갖추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관광객 이경희씨(서울)는 “호텔도 아니고 모텔이 25만원, 민박은 30만원이라니 기준이 무엇이냐”며 “10만원 이상이면 바가지 요금이라는 플랜카드는 거리에 버젓이 붙여놓고, 보령시측은 바가지요금 실태 조사를 하기는 하는 거냐”고 항변했다.

관광객 강성철씨(춘천)는 “해운대도 이렇게는 안 비싸다”며 “다시는 가기 싫은 해수욕장 1위”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안전관리 소홀과 상인들의 불친절을 지적했다.

관광객 김지현씨(경기)는 “숙소에서 가방, 카메라 등을 모두 도난당했다”며 “엄청난 크기의 자물쇠절단기를 발견하고 살해의 위협까지 느꼈으나 정작 숙박업소측은 우리 측의 과실만을 물었다”며 “경찰 측에서 허술한 잠금장치와 CCTV미작동 등을 지적했으나 사과 한 마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 공중위생과 담당자는 “이는 일부업소에 국한된 것”이라며 “시에 등록 되지 않은 채 암암리에 성행중인 불법 민박 업소들이 바가지요금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쾌적하고 편안한 관광명소 조성을 위해 숙박업 영업자에 대한 친절교육과 위생관리 등을 수시 지도 점검하고 있다”며 “사전신고한 금액 이상의 요금을 받지 않도록 행정지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대천관광협회 관계자는 “일부 업주들이 여름 특수를 노려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공급보다는 수요가 워낙 많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30~40만원을 부르는 곳은 호객행위를 하는 곳”이라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불법단속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으나 인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일 충남도의회 의원(보령, 자유선진당)은 “지역에 거주해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업주들 보다는 숙박업소를 임대해 운영하는 업주들이 문제”라며 “행정적 규제가 실질적으로 어려운 만큼 개인 욕심만 차리기 보다는 보령의 이미지를 생각해 모두가 자정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