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삼거리교...승강기 설치 백지화 논란

장애인. 시민단체 경관보도육교 지적, 불만 토로

2009-08-24     성재은 기자
경관보도육교로 조성되는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교가 오는 28일 완공을 앞두고 당초 설계계획과는 달리 승강기 설치를 백지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애인 및 시민단체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천안시 동남구청은 지난해 8월 삼거리공원과 천안박물관을 연결하는 경관보도 육교 설치계획을 발표, 올해 3월 실시설계비 1억원, 공사비 29억원 등 총 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동남구청은 지난해 11월 ‘초등학생 및 장애인, 노인 등을 위한 공간 아이디어 제안’을 골자로 한 현상공모를 실시, 최종 당선작으로 동일기술공사와 (주)테마환경디자인의 제안을 선정했다.

동남구청에 따르면 이 작품은 장애인 및 노약자의 편의를 고려해 천안삼거리교 양 옆의 승강기 설치 등을 제안, 최종 당선됐다.

하지만 사실상 완공을 4일여 앞둔 현재 천안삼거리교에는 연장 90m, 폭 3.5m의 경사로 및 연장 16.2m, 폭 3.5m의 계단 뿐, 승강기는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애인 및 시민단체는 교통약자를 무시한 천안삼거리교의 문제점을 지적,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심상진 천안시장애인단체협의회 대표는 "불광육교의 경우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에서 성명을 내 승강기 설치를 얻어냈다"며 “이러한 문제는 장애인 한 두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 등에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라며 “모두의 편의를 위해 다른 것은 좀 줄이더라도 이 문제는 속히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화성 충남도의회 의원(비례대표, 한나라당)은 “현재 많은 지역에서 이미 설치된 육교도 철거하고 험프형 횡단보도를 설치해 장애인 및 노약자의 편의를 고려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노약자, 임산부 등을 고려했을 때 승강기 설치는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 동남구청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현상공모당시에는 그런 계획이 있었으나 자연경사로가 가능해 승강기가 없어도 노약자 통행이 가능하다는 결정 하에 승강기 설치부분을 뺐다”며 “천안삼거리에서 박물관을 연결하는 경관육교가 주목적인데다 기준에 맞아 승강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