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때 전설 계승한 “부사칠석제” 열려
26일 부사다목적복지회관서 부사칠석제 개최, 주민의 안녕과 평안 기원
2009-08-26 한중섭 기자
부사칠석놀이는 1992년 중구 민속놀이로 선정되어 1993년 대전시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1994년 제35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최우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알려져 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현재 120여 명의 보존회원이 오랜 역사를 지닌 민속놀이를 매년 음력 칠월칠석일에 칠석제를, 10월에는 뿌리축제 때 부사칠석놀이를 재현할 예정이다.
부사칠석제는 부사 마을의 지명설화에서 비롯된다. 백제시대에 이 마을은 윗말과 아랫말로 나뉘어 있었다. 두 마을의 가운데에 샘이 하나 있는데 샘의 주도권을 놓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윗말에 사는 부용이라는 예쁜 처녀와 아랫말의 사득이라는 총각이 이 샘터에서 사랑에 빠졌다. 그 무렵 신라가 백제를 침략하자 사득은 백제군으로 나가 전쟁터에서 전사한다. 이를 알리 없는 부용처녀는 사득을 사모하며 매일 샘터에 나가 기다리다가 결국 뒷산 선바위에서 실족하여 죽는다.
그 후 몇 해가 지난 어느 해 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양쪽 마을 사람들은 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양 마을의 어르신 꿈에 부용과 사득이 나타나 둘의 영혼결혼식을 올려주면 마을에 물을 주겠다고 하여 사흘 뒤인 칠석날 영혼혼례식을 치러주었다. 그러자 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후 매년 칠월칠석일에 선바위에서 치성을 드리고 영혼혼례식과 합궁놀이를 재현하고 부용의 ‘부’와 사득의 ‘사’자를 넣어 “부사(芙沙)”라는 마을이름을 붙였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부사칠석놀이를 만들었다.
김준헌 보존회장은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현대에도 감동을 주고 있다”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이 민속놀이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계승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역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