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대 출사표 "당이 어려운데 회피하지 않겠다"

"당 지지율 1위 탈환으로 지방선거 승리" 약속

2006-01-11     편집국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열린우리당의 당권을 향한 항해의 닻을 올렸다.

정 전 장관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 핵심 참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2.18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이 지금은 비록 원내 1당이지만, 두 차례의 재선거에서 연패하고 지지율이 바닥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의석수 47석에 불과하던 2년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2년전 47석의 벤처정당에 불과하던 열린우리당을 자신이 키를 잡아 지지율 1위의 정당으로, 152석의 과반 여당으로 만들었듯이,이번에도 "지지율 1위를 재탈환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004년 1월은 지금보다 더 어려웠고, 의원도 47명 밖에 안됐지만 한덩어리가 되고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해 뛰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우리에게 기회를 줬다"며"이번 전당대회도 서로를 깎아 내리는 장이 아닌 한덩어리가 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5월 31일까지 100일 동안 민심을 어떻게 휘몰아갈지 전략과 전술을 짠다면'풀뿌리 지방권력 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며 "문제는 외부에 있지 않고 우리에게 있다고 단합과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왜 정동영이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나여야만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다만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피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김근태 의원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평한 뒤, "좋은 경쟁과 협력으로 우리당을 살리는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실용' 대 '개혁' 구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서는 자신에게 덧씌워진 '당권파'라는 말에 심한 거부감을 보이며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당을 떠난 뒤 1년 6개월동안 남북 관계에 에너지의 백%를 쏟아 당에 관여하거나 정치를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정하면서 "오늘의 이 어려움을 책임지라면 지겠지만당권파라는 말은 그동안 당을 해오신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며"당권파라는 이름의 덧씌우기에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최근 초재선 의원들의 청와대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정당 사상 초유의 수평적 당청 관계가 형성"됐지만"잦은 지도부 교체 과정에서 수평적 구조를 원할히 이끌어갈내부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날 정 전 장관의 출마선언 기자회견에는 'DY 진영'으로 분류되는 박명광, 채수찬, 김재홍, 박상돈 의원 등현역의원 다수와 당원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정 전 장관이 2.18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 함으로써 다른 당권 주자들의 출마선언도 잇따를 전망이다.

당장 경쟁 관계에 있는 김근태 의원은 오는 15일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며, 당.청 관계 재정립에 대한 초재선 의원들의 서명을 이끌어 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영춘 의원도 '신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곧 출사표를 던질 태세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ahn89@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