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개관...고려 보물과 만나다

중부해역에서 발굴된 난파선 8척, 수중문화재 3만 여점 보존·관리 실물 크기로 재현한 마도1호선 눈길..배, 뱃사람, 생활 엿볼 수 있어

2019-11-18     김윤아 기자
마도해역

파도가 몰아치는 서해 마도 앞바다는 고려, 조선시대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다. 물길이 험해 지나가기 어렵다는 악명 만큼 남쪽지방의 곡식과 도자기를 실은 배들을 집어 삼켰다. 2007년 주꾸미가 청자를 끌어안고 올라온 뒤 태안선을 시작으로 마도 1,2,3,4호선과 유물이 본격적으로 발굴됐다.

바닷속 개흙이 침몰선과 수만여점의 유물을 진공포장 상태처럼 감싸 수백년 전 과거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 수백년 뒤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실물

서해바다의 보물창고인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이 18일 전면 개관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에 따르면, 태안전시관은 2007년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 여러 척의 고려 시대 고선박과 수만 점의 유물을 발굴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전시하기 위해 2012년 설계를 시작하여 2018년 말 건립된 전시관이다.

태안전시관은 현재 서해 중부해역에서 발굴된 난파선 8척과 수중문화재 3만 여점을 보존·관리 하고 있으며, 이를 전시에 활용하고 있다.

제2실

지난해 12월에 제1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등 2개 전시실을 부분 개관한 이후 올해 8월 관람객 약 5만 명을 돌파하면서 서해의 명소로 부상했으며, 최근 제2·3.4 상설전시실도 내부 단장을 끝내면서 태안전시관의 모든 전시실이 다 관람객을 맞을 수 있게 됐다.

태안전시관 전시는 총 4실로 구성됐으며 특히 마도1호선을 실물크기로 만든 재현선이 가장 눈길을 끈다. 마도1호선 뒤편엔 내부모습을 보여줘 곡식과 그릇이 어떤 식으로 운반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1실 '서해, 수중발굴'은 우리 나라 수중발굴의 역사와 서해 중부해 역의 주요 수중유적, 수중발굴 현황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영상, 그래픽(그림), 지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수중문화재의 전시 과정을 보여준다.

한쪽

제2실 '서해, 해양교류'는 과거 바다 위에서 이루어졌던 교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화물표인 목간과 죽찰을 비롯해 고려를 대표하는 청자, 지역특산품을 담아 운반했던 도기항아리, 공물로 바쳐진 곡식류, 사슴뿔 등이 모형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훌륭한 보존상태를 보여준다.

청자

특히, 보물인 「청자 음각연화절지문(연꽃줄기무늬) 매병 및 죽찰」은 배에 실려 있던 당시 모습 그대로 수중에서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매병의 과거 명칭과 용도 등을 밝혀주는 유물로 주목된다.

마도1호선

제3실 '서해, 배'는 서해에서 발견된 난파선을 재현해 우리나라 모습과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태안 해역에서 발견된 마도1호선과 전통배의 그 내부모습이 1, 2층에 걸쳐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 있다.

돌로

제4실 '서해, 뱃사람'은 난파 당시 유물에 깔려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한 인골과 함께 20~30일 정도 배 위에서 생활해야 했던 선원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유물도 주목된다. 취사도구와 식기류를 비롯하여 돌로 만든 장기알 등 생활유물이 주를 이룬다.

태안전시관의 휴관일은 월요일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태안전시관의 개관은 태안 앞바다를 비롯한 서해 중부해역의 수중문화재를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발굴·보존· 전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