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선 불출마"... 사실상 정계은퇴 선언

"세대교체와 인재충원의 기회 활짝 열겠다" 피력,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도 촉구

2020-01-28     성희제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1대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가 이유다. 그간 이 전 총리는 대전, 세종, 충남 등지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 전 총리는 28일 기자들에게 보낸 자료를 통해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세대교체와 함께 인재충원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데 미력이나마 기여코자 한다”고 밝혔다.

이완구

이어 “역지사지의 심경으로 작금의 여당은 오른쪽, 야당은 왼쪽을 더 살펴줬으면 한다”며 “정치행위의 덕목과 주요과제는 조정·타협을 통해 이념과 노선의 갈등을 극복하는 협치와 국민통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상생과 협치의 가치구현을 통해 국민통합에 매진해주길 당부한다”며 “아울러 야권도 타협과 똘레랑스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여야간 극한 대립으로 인한 국론분열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고, 합치된 힘으로 국내외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전 총리는 “정치권과 정당은 무엇보다도 힘없고 홀대받는 사회적 약자와 일상적 삶에 급급한 민초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적극 챙겨주기 바란다”며 “이념과 진영, 지역에 사로잡힌 구태정치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화와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총선 불출마와 함께 옥고를 치르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배려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총리는 충청권 대표적 친박계 인사로 박 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왔다.

그는 “정권교체 때 마다 되풀이 되는 정치적 혼란 탓에 국민은 힘들어 하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3년여 동안 고통 속에서 지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이 서둘러 이뤄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전 총리는 “비록 정치권을 떠나지만,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나’ 이 화두는 언제나 제 가슴 속에 자리할 것”이라며 “비조불탁수(飛鳥不濁水, 나는 새는 노니던 물을 더럽히지 않는다)의 심경으로,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