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야당 중심 힘 합쳐달라” 옥중서신 보낸 박근혜

유영하 변호사 4일 박근혜 친필 메시지 발표... 민주당 “박 총선 개입 선언” 평가 절하

2020-03-04     이성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는 내용의 옥중서신을 보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미래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당인가”라며 맹비난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영어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서신을 공개했다. 이 서신에는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국민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다가오는 총선 과정 거대 야당에 대한 적극적 지원 요청 등이 담겼다.

박 전 대통령은 서신을 통해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달라”며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라가 매우 어려운 가운데 나라의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 많은 국민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코로나 19사태에 대한 심경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내 확진자가 수천명이나 되고 30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 아프다. 부디 잘 견뎌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유 변호사의 박 전 대통령 옥중서신 공개에 대해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태극기 부대를 다시 모으고 총선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오늘 국회 정론관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이는 미래통합당이 박 전 대통령의 정당이고 적극적으로 총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을 박 전 대통령이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은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할 일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자숙하며, 법과 국민들이 심판한 죗값을 치루는 것이다. 태극기 부대를 다시 모으고 총선 지침을 내리고 정치적 선동을 하는 것에 납득할 국민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치 억울한 정치인인 냥 옥중 선동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탄핵결정을 부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평가한 뒤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해야 할 일은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공개한 유영하 변호사는 미래통합당 출범식이 열린 지난달 17일 자유한국당을 탈당, 사실상 소속정당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