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노숙자 입장 가장 잘 안다"
"이명박 시장입니다. 나는 여러분과 같이 젊은 나이에 바로 이 용산에서 환경미화원을 4년간 했습니다. 새벽 4시면 일어나서 쓰레기를 치워서 지금 잠수대교 반포대교 언저리까지 적을 때는 4번, 많을 때는 8번까지 오갔습니다. 경사가 져서 허리가 휘청합니다.그러나 시장이 열리기 전에 그 일을 했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그 일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을 갖는 것입니다. 과거에 은행장을 했든 국회의원을 했든 무얼 했든 우리는 이 현실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1일 오전 용산구민회관, 오랜 노숙생활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노숙자 1072명은 서울시장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믿기지 않는 듯 그의 말을 경청하는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서울시가 노숙자를 건설현장에 투입해 일자리를 주겠다는 언론보도가 났을 때만해도 "우리같은 것들에게,,,"라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명박 시장의 제안으로 노숙인 1:1후견인사업이 시작됐고, 올해 들어서는 노숙자를 뉴타운 공사현장에 취직시키겠다는 계획이 발표된데 이어 오는 6일부터는 약속대로 노숙자들이 일터(공사현장)로 나가게 된 사실을 접하면서 노숙자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강연 내내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고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도 묻어났다.
이 시장은 하루 세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어려운 시절 얘기며 길거리에서 뻥튀기며 갖가지 천한 일을 해야했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스스로 하고자하는 의지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가 기업들과 협조해서 일자리를 만들어 보려고 하지만 일자리를 만든다 하더라도 이것을 발판으로 살아가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여러분 스스로에게 달렸다"며 "거기(건설현장) 가서 신용을 얻고 신뢰를 얻어서 이 사람이 일 잘하고 아까운 사람이 이렇게 돼서 우리가 도와줘야 겠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명박 시장은 "스스로 습관을 고치고 생각을 바꾸고 의욕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면 노숙자에게 한강시민공원의 청소용역도 맡기고, 일하겠다는 사람에게는 꼭 일자리를 만들어서 한달쯤 일하고 잘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노숙자들의 재활을 지속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의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으로 6일부터 다시 생활의 현장으로 돌아가게 되는 천여명의 노숙자들에게 ""여러분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내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때 여러분 마음은 부드러워지고 여러분 스스로 희망을 갖고 행복해 집니다"라는 말로 서울시장이 노숙자들을 상대로 행한 이색특강을 마무리했다.
CBS사회부 이재기 기자 dlworl@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