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세이셸 상징동물 대전 오월드에 보금자리

지방정부 국가 상대 이례적 외교성과

2010-03-18     송석선 기자

인도양 세이셸공화국에서 온 진객(珍客) 알다브라 육지거북(Aldabran tortoise) 암수 한 쌍이 지난 16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틀간의 안정기간을 거쳐 언론에 먼저 공개됐다.

지난 14일 세이셸을 출발한 알다브라 육지거북은 카타르 도하를 경유하는 3만 리(약 12,000km), 24시간의 긴 여정 끝에 16일 밤늦게 인천공항을 통해 대전에 도착했다.
당초 15일 밤 입국 예정이었으나 거북의 심리적 안정과 카타르 항공편의 수송 여건을 감안해 도하에서 하루를 더 머물렀다.

이에 앞서 박성효 시장은 지난 3월 1일 세이셸 공화국을 방문해 제임스 미셸 대통령으로부터 대전시와 세이셸의 우정을 상징하는 알다브라 육지거북 1쌍을 직접 인수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대전을 방문했던 제임스 미셸 대통령은 환대에 대한 감사와 시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계적 희귀종인 알다브라 육지거북의 기증을 약속했었다.

이번 거북 인수는 지방정부가 국가를 상대로 한 이례적인 외교성과란 평가를 얻었다.

박성효 시장은 이날 입식행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 사는 희귀 거북이 우리나라 최초로 대전오월드에 입주하게 된 것을 대전시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2010 대전·충청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증가의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셸 코끼리거북이라고도 불리는 알다브라 육지거북은 남획으로 인해 한때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국외반출이 엄격히 금지된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 1등급 희귀동물로 지정돼 국제사회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엄격한 제한에 따라 세이셸공화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기증을 받아 이 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동물원은 과거 세이셸을 지배했던 영국, 프랑스와 2007년 후진타오 주석이 선물로 받아온 중국 등 극히 일부 국가뿐이다.

오월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한 쌍 중 암컷은 83살로 등갑(껍질)길이가 112㎝, 몸무게 85㎏이며 수컷은 95살로 등갑길이 120㎝, 몸무게 120㎏이나 되는 초대형이다.

이 거북이들이 비록 백수(白壽)를 바라보고 있지만 평균수명이 250년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청년기에 불과하고 100세 정도는 돼야 임신도 가능해 수년 내에 세계적 희귀종의 2세를 대전에서 출산하는 경사를 맞이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또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한다면 앞으로 150년 이상을 생존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동물원史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월드는 세계적 희귀종의 도입에 대비해 유사종(種) 갈라파고스 육지 거북을 사육중인 서울대공원에 사육사를 파견 보내 습성과 사육방법 등을 미리 익히게 했다.

또 25~33℃를 상시 유지하는 45㎡ 규모의 특별전시관을 통해 최적의 사육환경을 제공하게 되고 전담사육사가 관람객에게 생태환경 등을 현장에서 설명하게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도양에서 온 손님에게 부르기 쉽고 친근한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알다브라 육지거북 이름 짓기’ 공모를 25일까지 진행하며 28일경 명명식과 함께 일반에 공개 예정이다.

이번 알다브라 자이언트거북의 입식은 대전과 충남·북 3개 광역자치단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대전·충청 방문의 해’ 최고의 화젯거리로 부각되면서 벌써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월드에는 거북이 공개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어 세계적 희귀종에 대한 높은 관심 반영하고 있다.

대전시와 오월드는 알다브라 육지거북의 적응정도와 건강상태를 면밀히 고려해가며 다양한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는데 목척교 주변 수변공원개장식, 한밭수목원 아열대식물원 개장식 등 대규모 행사에는 동물원 외부에서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