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연금 미납, 고의 아니다"
국회는 7일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해 이틀째 인사 청문회를 벌이고 있다.
특히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한나라당은 국민연금 미납 사실 등 도덕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다른 정당들은 유 후보자의 정책 검증에 무게를 두고 검증에 나섰다.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청문회에서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이 단연 관심을 끌고 있다.
코드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유 후보자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오랜 동안 청문 준비를 하며 단단히 별러왔기 때문이다.
역시나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2001년부터 4년간 유 후보자가 신고한 소득 신고 세부 내역을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며 강력히 문제 삼고 나섰다.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전재희 의원은 엊그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처럼 유 후보자가 지난 99년 7월부터 13개월간 국민연금을 내지 않은 사실과 부인의 국민연금 미납사실 등으로 매섭게 추궁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직장을 퇴직한 이후 지역 가입자로 전환이 늦어진 때문이라며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점은 맞지만 고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반해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당시 유 후보자와 같이 국민연금을 자진 미신고한 사람이 90% 이상이었다며 법 제도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주력했고 김덕규 의원의 경우는 유 후보자가 국민연금제도 개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을 강조했다.
장애인인 같은 당 장향숙 의원의 경우는 유 후보자가 장애인 정책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 점을 부각시켰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유 후보자의 그 간의 행적을 들며 유 후보자가 저소득층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자질에 의문을 표시했다.
與 의원들, 유 내정자에 '장관되면 자중' 당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7일, 야당의원들의 질타와 추궁에 못지 않게 여당의원들의 우려와 걱정어린 충고가 잇따랐다.
국회의원시절 유시민후보자가 보인 오만과 독선의 모습을 경계하는 내용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강기정의원은 청문회 본 질문에 앞서 "많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유시민 후보자의 말바꾸기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며 "유시민 후보자가 장관이 되고난 뒤 소신과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있을 지의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원은 그러면서 "장관의 덕목은 신뢰에 있는데, 그런 면에서 유시민 후보자의 말바꾸기가 신뢰를 해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유시민 후보는 이에 대해 "그런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며 "고집을 밀고 나가기 보다 많은 분들의 소망을 헤아려 정책에 수렴하도록 하겠고 우려와 걱정을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고 공손하게 답했다.
유 후보자는 또 "말과 입장을 바꾼 것으로 비칠 수있지만, 소신가운데 현실과 타협가능한 부분은 수용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김선미의원도 청문회 질의에 앞서 유시민후보자를 향해 "애정어린 충고를 좀 하겠다"고 운을 뗀 뒤, "장관직은 서로 다른 의견을 한 데 아우르고,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리인데, 그 동안의 정치인 유시민의 모습을 보면 그 때 그 때마다 부딪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보건복지부와 유관기관 임직원을 합쳐 만8천여명이나 되고, 예산도 10조4천억여원이나 되는 집행기관의 수장으로서 어느 부처 장관보다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리"라며, "상충되는 이해관계들을 잘 설득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낼 수있을 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유시민후보의 튀는 언행은 여당의원들에게 조차 걱정스럽고 우려스러운 것이었음을 반증하는 질문들이었다.
유 내정자, 시종일관 '공손한 모습'
유시민 후보는 그러나 이날 국회 청문회장에서는 그동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과 태도를 보였다.
머리에 기름을 바른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고 시종 공손한 태도로 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국민연금 미납등과 관련한 야당의원들의 공격적인 질의에 대해 "고의는 아니었다"면서도 언쟁을 벌이는 대신, 잘못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16대 국회 당시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흰색 면바지와 라운드 면티를 입고 의원선서를 하러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나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때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유시민 후보자는 당시 면바지와 면티 차림에 대해 "기성정치권에 충격을 주기 위해서"라고 항변한 바 있다.
CBS정치부 성기명/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