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세계최초’ 핵연료 피복관 산화 원리 규명

방사화학연구실 임상호 박사, 영남대 윤영상 교수 공동연구팀

2020-06-01     이성현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물을 흡착하고 있는 핵연료 피복관의 산화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은 1일 방사화학연구실 임상호 박사와 영남대 윤영상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같은 메커니즘을 규명해 핵연료 피복관의 안전성을 개선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핵연료 피복관은 부식에 강한 지르코늄 합금이 주원료로 원자로 내부에서 핵연료를 안전하게 둘러싸고 있지만 고온·고압의 물과 핵연료 열에너지에 노출돼 표면에서 산화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공동 연구팀은 국내 가압경수로를 포함,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3세대 개량 핵연료 피복관인 ‘지르코늄합금 피복관’ 수중 산화 반응을 실험했다.

이 결과 실온에서 피복관 표면이 산화를 거치며 지르코늄 비율이 46.4%에서 43.1%로 줄어듦과 함께 산화물이 생성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지르코늄 산화물이 생성된 피복관을 고온으로 달구면 산화물이 분해되는 동시에 다량의 물이 탈착되고 이 과정에서 산화됐던 피복관 표면이 다시 금속으로 변하는 현상을 관측했다.

원자력연은 이번 연구결과를 고온 환경 피복관 연구의 해석자료로 사용, 원자력 재료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인 피복관 산화 부식 해석 및 중대사고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공동연구팀은 포항공대에서 운영 중인 원형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으로 물을 머금고 있는 지르코늄합금 피복관의 미세한 표면구조도 분석해냈다.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은 시료에 X-선 등의 광원을 쏘아 방출된 광전자의 운동에너지를 측정해 시료의 산화 상태 및 구성비를 도출하는 기법이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통해 지르코늄합금 피복관 표면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화까지도 포착할 수 있었다.

임상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방사광가속기 기반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피복관의 물 흡착 메커니즘을 분석한 최초의 결과물로, ‘안전한 원전’을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