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한약재, 차세대 항암제로 가능성 확인”

한약재 인삼, 현초, 건칠의 면역관문 차단 효능 확인

2020-06-04     이성현 기자
(위부터)

한국한의학연구원이 4일 한약재가 암세포로 인해 저하된 면역기능을 정상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차세대 항암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 연구팀은 암세포가 면역세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활용하는 면역관문을 인삼, 현초, 건칠 소재가 차단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관련 유효성분을 확인했다.

한의학연에 따르면 최근 의료계에서 암의 회피성을 차단시키는 면역항암제 치료법이 새로 주목받고 있는데 높은 비용과 면역과민 반응 등 부작용이 있다.

이에 정 박사 연구팀은 기존 면역항암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발굴을 위해 100여 종의 한의소재를 시험관 내 실험을 통해 탐색해 인삼과 현초, 건칠을 찾아냈다.

또한 경쟁적 효소결합면역측정법을 통해 인삼 내 성분인 사포닌 Rg3와 컴파운트 케이(C-K)가 면역관문 단백질 분자결합을 각각 최대 60%, 67% 억제함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현초 내 성분도 면역관문 단백질(PD-1) 분자결합을 60%까지 억제했고 건칠의 경우 단백질은 물론 CTLA-4도 차단하는 효과를 보였다.

정환석 박사는 “본 연구는 한약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면역관문 차단제 개발 연구”라며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다양한 한약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은 “이번 연구는 임상에서 항암치료에 사용하는 한약재(건칠)를 포함해 한의소재가 차세대 항암제로서의 가능성도 지닌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결과”라며 “암세포 사멸 기반의 기존 항암 연구에서 벗어나 인체 면역기능 향상을 통한 암 치료라는 한의학적 개념의 항암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의학연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이공학개인기초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각각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몰레큘스, Molecules)’ 및 ‘분자과학 국제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