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관측 방해하는 ‘스타링크’ 한국서도 포착돼
지구를 도는 군집 소형 위성들이 천체 관측을 방해하는 모습이 한국에서도 포착됐다.
29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허큘리스 별자리 구상성단 M13을 관측하던 중 스타링크 위성 8기가 천체 관측을 방해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 위성은 민간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전 세계 곳곳까지 빠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만 200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을 살펴보면 밤하늘 사이로 스타링크 위성 8기의 사선 모양의 궤적이 남겨져 있다.
스타링크 위성은 보통 일출·일몰 전후 약 2시간 사이에 태양 빛을 반사하며 관측되는데, 이번엔 오후 9시를 넘어선 시간임에도 밝게 포착됐다.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하루의 낮 길이가 가장 긴 하지 다음날은 더 늦은 저녁 혹은 이른 새벽에도 스타링크 위성들이 밝게 관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문학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이미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은 540여 개로 알려졌는데 스페이스X를 비롯해 미국 아마존, 영국 원웹 등 업체들이 우주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며 수백~수천개의 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기 때문.
이에 대해 박영식 선임연구원은 “앞으로는 딥스카이 촬영 전 스타링크 위성이 대상을 지나는 시간을 미리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스페이스X가 대책 마련을 위해 위성 반사율을 낮추는 검은 도료가 코팅된 다크샙과 반사방지 패널이 장착된 바이저샛을 시험발사했지만 이미 발산된 위성들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천체관측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문연 우주위엄감시센터 최진 연구원 역시 “스타링크 위성 중 일부는 지상 고도가 약 550km로 다목적 실용위성 5호를 비롯해 고도가 비슷한 다수 위성들과의 충돌 위협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천문연맹(IAU) 역시 “유럽남방천문대(ESO) 연구결과, 예상보다 밝은 군집위성의 반사광으로 인해 지상의 광대역 탐사 망원경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며 “위성 밝기나 주파수 대역 등 국제 합의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이를 논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