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風明月(청풍명월, 내 고장 청풍명월)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의미하는 말이다.
참으로 멋스럽고 맛깔스러운 표현이다. 때문에 유유자적하며 풍류를 즐기는 시인묵객들의 시속에는 단골처럼 등장하는 시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청풍명월이 충청도를 지칭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 유래는 조선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날 태조 이성계는 삼봉 정도전을 불러 팔도 사람들의 특성에 관해 물었다.
정도전은 평소에 그가 생각하던 대로 대답했다.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충청도 사람의 기질은 ‘맑은 바람과 큰 달처럼 부드럽고 고매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 황해도는 석전경우(石田耕牛), 강원도는 암하노불(巖下老佛),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는 태산준령(泰山峻嶺), 평안도는 맹호출림(猛虎出林),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청풍명월은 충청도를 지칭하는 말로 세간에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명칭도 여러 문헌에 보이고 있다.
정조(正祖)는 충청도 사람을 ‘양반과 청풍명월’이라고 평했고, 서산대사는 조선팔도의 명찰을 유람하면서 충청 지역 주민의 기질과 특성을 ‘청풍명월’이라고 칭하였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당시 충청도는 호서(湖西)지역으로 표기되어 있다.
호서는 충북 제천의 의림지호(義林池湖)의 서쪽을 의미하는 지명으로 지금의 대전·충청·충북 지역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청풍명월의 고장답게 충청도지역에는 청풍과 관련된 많은 지명과 유적이 있다.
고려 충숙왕 때는 청풍군이 있었고, 지금도 충북 제천에는 청풍읍이 있다.
금산에는 고려 말 충신 야은 길재 선생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청풍사가 있다.
따라서 청풍명월과 관련된 쌀, 소주 등 여러 가지 브랜드가 개발되어 충청지역민들의 소득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때는 그 명칭 사용을 놓고 대전·충남·충북이 분쟁을 겪기도 했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지자체들은 지역의 새로운 이미지를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이미지를 개발하기 위해 영어를 쓰는 경향이 많다. 물론 국제화시대에 부응하는 추세라고 할 수도 있다.
러나 국제화는 가장 우리 것이라 할 수 있는 전통을 기반으로 포장되어야 한다.
때문에 대전과 충청도에서는 청풍명월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재해석하고 그 이미지를 다양하게 홍보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대전과 충청의 이미지를 올바로 심는 길일 것이다.
나아가 청풍명월이 대전·충청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새롭고도 확고하게 자리잡을 때 충청의 올곧은 정신은 더욱 승화될 것이다.
이재복(李在福) 프로필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문학박사
현, 한국홍보협의회 회장
현, 배재대학교 홍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