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회, 코로나 시국에 또 '자리싸움'

예결위원장 놓고 밥그릇 싸움 동료의원 징계하려다 부결 '망신살' 서구의회, 의장단 원구성 당시 파행

2020-09-25     김용우 기자
대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비상사태에도 대전 서구의회 의원들이 사태극복에 힘을 모으기는커녕 또 ‘자리싸움’만 벌이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다음 회기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이끌 새 위원장 선출을 놓고 갈등을 벌인 것인데 급기야 동료 의원을 징계하려다 부결되는 촌극을 빚기도 해 지역민들의 눈총을 샀다.

서구의회는 25일 제25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명자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한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시도했으나 재적의원 17명 중 반대 13표, 찬성 4표가 나와 ‘징계 안함’으로 결론났다.

문제는 전 의원의 징계사유와 징계를 요구한 대표 발의자다.

전 의원이 민주당 소속 의원 14명의 단체 카톡방을 개설해 예결위원 구성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는 것이 징계사유다. 전 의원은 현재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운영위원장으로서 원내대표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징계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이한영 의원은 전 의원이 의장 고유권한인 예결위원 선임과 당내 분란을 부추겼으며 의회 윤리강령 회의규칙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당내 분란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시국에 남의 당 걱정이 웬 말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촌극의 배경은 결국 자리욕심에서 비롯됐다.

복수의 의원들은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창관 의원이 후반기 예결위원장 자리에 욕심을 내면서 시작된 것”이라며 “서구갑 대 서구을 싸움에 국민의힘을 끌어들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서구을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후반기 의장직을 서구을이 차지했으니 이번 예결위원장은 서구갑에 양보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구의원은 “같은 서구의원으로서 창피하다”며 “의장단 구성 당시 파행을 빚은 데 이어 구민들에게 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했다.

서구의회의 자리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후반기 원구성 당시에도 의장을 둘러싼 민주당 내분으로 파행을 벌인 바 있다. 

한편 서구의회는 이날 예결위 구성을 마쳤다. 선임된 예결위 위원은 김창관·김경석·정현서·조규식·서지원·김신웅·신혜영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