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혁모 KAIST 총장 후보 “KAIST의 새로운 변혁 필요한 때”

이혁모 교수 “KAIST, 교육과 과학의 세계적 허브로” “조직 효율성 극대화 위한 지원시스템 마련” “대학원생 급여 체계 미국식 RA 및 TA같은 일괄 정액제로”

2020-10-01     이성현 기자

내년 1월 중 선출을 앞두고 있는 제17대 카이스트 총장 선거가 한창이다. 최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 총장후보추전위원회는 선거에 나설 후보자로 김정호, 이혁모, 임용택 교수(가나다 순)를 선정했다.

<충청뉴스>는 차기 총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혁모 교수(신소재공학과)를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봤다. 질문은 공정성을 위해 ‘출마 동기 또는 배경’, ‘공약’, ‘자신의 강점’ 등으로 제한했다. 학력 및 주요경력사항은 말미에 게재했다.

이혁모

Q. 제17대 총장에 도전한 동기 또는 배경은.

A. 지금은, 지난 50년간 과학기술에 대한 열정과 혁신적 성과를 계승, 발전시키고 향후 50년 KAIST를 인류사회 주요 문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KAIST 챌린지, KAIST Challenge for the Post-Corona Era)를 해결하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대학으로 이끌어 갈 큰 비전과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1989년 KAIST에 부임한 이후로 30년 이상의 재직 기간 동안 KAIST의 발전과 고락을 함께 해오며 KAIST를 통해 많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아끼며 함께 해 온 KAIST에 조금이라도 되돌려 드릴 기회를 얻고자 총장에 출마하려 한다. KAIST는 그동안 구성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으로 많은 업적을 이뤘다. 1만 3000여 명에 이르는 박사를 포함해 6만 4000여 명에 이르는 인재를 양성했고 올해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종합 39위로 평가받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학으로 성장했다. 짧은 시간에 이뤄낸 가시적인 성취들이 자랑스러워할 것임에는 분명하나, KAIST를 사랑하고 아끼는 입장에서 어느 방향으로 어떤 발전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해봤다. 이제는 그동안 축적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꾸고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진정한 임팩트 있는 교육과 연구를 지향하는 힘찬 도약을 위한 새로운 변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Q. 카이스트 총장으로서의 공약은.

A. 교육의 관점에서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커진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융복합 과학기술 혁신가를 양성하겠다. 이를 위해 Critical Thinking, Creativity, Communication, Collaboration을 함양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키우겠다. 또 연구 관점에서 카이스트가 세계적인 연구의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 AI, 헬스케어, 빅데이터, 고령화,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겠다. 재정 및 환경을 위해 발로 뛰는 일꾼으로써 우선 정부 출연금을 최대 3000억까지 확대하고 발전기금을 2000억 이상으로 모금하며, 대학원생의 Stipend(급여)에 대해 일괄 정액제를 시행하겠다.

Q. 공약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KAIST 조직은 630여 명의 교수와 700여 명의 직원, 그리고 10,500여 명의 학생이 모여 움직이는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다. 학교 조직 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으며 유기적,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개편하겠다. 모호하고 형식적인 절차들을 타파하겠다. 학교의 주요 정책들을 top-down 방식이 아닌 전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bottom-up 방식으로 의견을 모아 결정하도록 하겠다. 이런 점에서 학교 거버넌스를 거시적 관점을 바탕으로 재고해 대학 중심의 운영체제를 확고히 하겠다. 학과 중심의 자율권과 책임을 함께 부여함으로써 해당 구성원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을 마련하겠다.

이를 위해 교육방법인 블렌디드 러닝, Problem-based Learning(문제중심학습), Project-based Learning(프로젝트기반학습) 등을 통해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키고 KAIST 브랜드 가치를 높여 우수 학생들이 찾아오도록 하겠다. 교육과 연구의 가장 기본은 훌륭한 학생들의 유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시도되는 교수법들이 비대면 강의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 대학원 신입생들의 수준 유지를 위해 각 학과의 특성에 맞게 심사기준이 확립되고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겠다.

국내에서 KAIST가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게 과학기술특성화 4개 대학과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도 Flagship 대학으로서 더욱 국제화에 집중해야 한다. KAIST의 국제적 위상은 이제는 미국, 유럽의 일류대학과의 관계만을 중요시하는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된다. 국제화를 다변화해 기존에 활발한 협력관계에 있었던 나라들과도 교류를 계속하되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교육 및 연구 발전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 그럴만한 위치에 와 있다고 자부한다. KAIST를 교육과 연구의 세계적 허브로 만들겠다.

직접 학교 밖으로 나가서 발로 뛰는 일꾼 CEO 총장이 되겠다. 올해 정

부 출연금이 2100억 원 정도다. 과거에 못지않은 정부 출연금을 유지하며 1000억 원대의 발전기금을 임기 내 2000억 원 이상으로 늘리도록 노력하겠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이전과 창업, 벤처 육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주력하겠다. 동시에 재정상태의 정확한 진단과 예산 운용의 투명성을 높여 학교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곳에 과다한 예산이 사용되는 일이 있다면 개선하고, 흩어져 있는 기관고유사업을 재정비하고 단계별 교수 연구비 지원을 확립함으로써 교수님들의 연구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의 대학원생 Stipend 제도를 미국식 RA 및 TA처럼 급여 일괄 정액제로 시행하겠다. 국내 처음으로 미국식 RA 및 TA 시스템을 정착시켜서 카이스트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대학 시스템 개혁 선도에 앞장서도록 하겠다. 또 실험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연구하고 실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이는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Q. 본인의 강점에 대해 알려달라.

A. 신소재공학과 학과장을 9년간 역임하면서 2011년 40위권이었던 QS 세계 대학평가 재료분야 순위를 안정적인 10위권으로 도약시켰다. 2017년 및 2018년 13위는 대한민국 모든 이공계 대학/전공 중에서 최고 등수이면서 글로벌 탑10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KDI에서 주관한 교과부 예비타당성조사에 참여해 총 2조 이상의 BK21플러스 인력양성사업을 통과시켰고 KAIST 참여 제한을 해결했으며 KISTEP 주관의 미래창조과학기술부 예타에 참여 총 3000억 원 규모의 창의소재디스커버리사업 (현,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을 통과시켰다. 학회 활동으로는 대한금속·재료학회 이사 및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상 6층, 지하 2층의 학회건물 확보 및 구매를 성공시켰고 3종류의 SCI 저널을 발행하는 학회의 발전된 모습을 이뤄냈다.

지금 이 시대에 그리고 앞으로 50년간 KAIST의 역할이 무엇인지, 또 그 역할에 맞춰 KAIST가 나아가야 할 방향,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간혹 KAIST의 정체성과 위기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하지만 저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시사하듯이 현재의 위기를 집사광익(集思廣益)과 다난흥방(多難興邦)해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KAIST 구성원 전체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하여 정도를 걸으며 정진해 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KAIST는 세계의 중심에 바로 설 것이라 확신한다.

▲학력

1978-8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학사)

1982-84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석사)

1984-89 미국 MIT 재료공학과 (박사)

▲주요 경력

신소재공학과 학과장

과학기술한림원 (KAST) 정회원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KT 석좌교수

기초과학연구원 (IBS) 이사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혁신 추진위원회 위원장

교육부 및 연구재단 4차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평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