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돈 음주 사고, '알고도 모른 척'

2006-02-15     편집국

노무현 대통령 사돈 배병렬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관할 경찰이 이를 은폐했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당시 경찰의 감사가 부실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함께 청와대도 배씨의 음주운전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던 만큼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2004년 10월과 2005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감찰 조사를 벌여 "사고 당사자와 당시 근무자들을 조사했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경찰청 감찰에서는 당시 경찰이 배씨의 음주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체 감사 당시에도 사고 피해자인 임 모 경사에 의해 음주운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특히, 당시 근무자는 물론 현장에 있던 전경, 민간인 목격자 등을 철저하게 조사했다면 음주운전 여부를 알 수도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

경남경찰청도 부실 조사를 시인했다.

경남경찰청 한 관계자는 "당시 직원들이 배씨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당사자인 배씨가 극구 음주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앞서 당사자끼리 합의를 한 내용이라 음주운전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경찰이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한 과정에서 청와대 등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일단 "외압 사실은 절대 없었으며,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임씨는 "사고 당시 배씨가 휴대전화로 어디론가 전화를 몇 번 걸자, 파출소로 2~3차례 전화가 와 경찰이 이 전화를 받고 난 뒤부터 경찰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주장하며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사고 당시 해당 지역을 관할한 경남경찰청장을 지낸 이택순 신임 경찰청장도 곤혹스러운 지경에 빠지게 됐다.

경남CBS 이상현 / CBS 사회부 도성해 기자 hirosh@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