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이유한 박사, AI대회 ‘그랜드마스터’ 랭킹 등극

데이터 기반 원전 사고 예측·예방 연구 개발

2020-10-14     이성현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유한 박사가 구글 데이터전문가 커뮤니티이자 인공지능 대회 플랫폼 ‘캐글’이 선정한 그랜드마스터에 등극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골프 등 스포츠에도 랭킹이 있듯, 캐글에서도 인공지능 전문가의 객관적인 능력을 가늠하는 랭킹시스템이 있다.

등급은 그랜드마스터, 마스터, 익스퍼트, 큰트리뷰터, 노비스 등 5개 등급으로 나뉘며 최고 등급인 그랜드마스터는 전세계 15만 명 중 196명 뿐이다.

이 박사는 지난 8일 그랜드마스터에 선정됐는데, 세계에서 196번째, 국내에선 4번째로 선정됐다.

그랜드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상위 1%에게 주어지는 금메달 5개를 획득해야 하며, 최소 한 번은 개인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대회에는 대개 3~5명의 팀으로 참가하므로, 홀로 메달을 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유한 박사가 개인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그랜드마스터로 선정된 대회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주관한 대회(COVID-19 mRNA Vaccine Degradation Prediction)로 코로나 백신의 분해 속도를 예측하는 대회다.

mRNA 백신은 자연 분해되는 문제가 있어서, 백신의 출하·유통 과정에서 효과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백신 생산시설로부터 멀리 떨어진 환자는 백신의 효과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이 대회의 결과는 향후 코로나 백신의 대량생산·공급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이 박사는 사진 속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는 보안 대회, 수기로 작성한 뱅갈어를 읽어내는 알고리즘 대회, 분자 물성을 예측하는 대회, IEEE에서 개최한 이상 거래 감지 대회 등 여러 캐글 내 AI 경진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최근 드라마 속 연기자의 대화와 감정을 토대로 스토리를 이해하는 유럽컴퓨터비전(ECCV, European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학회 워크숍 대회에서도 수상했다.

이 박사는 인공지능 경진대회를 통해 역량을 향상시켜 왔으며, 현재 연구원에서 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전의 사고를 예측·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 박사는 그중 사진 데이터 질문·답변(VQA, Visual Question Answering) 사업을 수행 중이다. 사진과 그 사진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답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필요한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있다.

이 박사는 캐글과 관련된 비영리 페이스북 커뮤니티인 ‘캐글 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캐글 코리아를 통해 인공지능 관련 자료들을 공유하고, 구글 코리아와 함께 교육을 위한 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이 박사는 구글이 운영하는 전문가 프로그램인 Google Developer Experts에서 머신러닝 부문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이유한 박사는 “최근 국내에서 많은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며 전 세계에 한국의 인공지능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전 세계 몇 백만 명이 모인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캐글에서도, 상위 랭킹에 우리나라 실력자 수가 많아졌다”며 “향후 더 많은 메달을 받아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