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 능산리사지전 유리조각 정밀조사

소다유리 계로 서역유리특징, 백제지역 확인은 처음

2010-09-15     강청자 기자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중흥을 꿈꾸다-능산리사지” 특별전에 전시 중인 유리 조각편에 대한 정밀조사와 과학적 성분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이 유리편들은 유리그릇의 파편들로 판명, 당시 외국에서 수입된 서방계 유리그릇들일 것으로 추정, 이는 6세기 중엽, 백제 수도 부여의 능산리 절에서 멀리 서역에서 만들어져 교역으로 들여온 유리잔을 사용하였다는 흔적으로서, 당시 백제의 대외교류의 한 면목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유리 파편들은 2종류로 분류되는데, 한점은 황갈색 바탕에 갈색 줄무늬가 있는 유리편이며, 다른 한점은 감청색 유리 잔편들이다.

국립부여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주사전자현미경분석기(SEM/EDS)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이 유리편들은 모두 소다유리 계로서 서역 유리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고 소다원료로서 식물 재를 사용한 것은 사산글라스로, 소다 광물(나트론)을 사용한 것은 로만글라스로 구분, 분석결과 황갈색 유리 파편은 사산글라스, 감청색 유리 파편은 로만글라스로 판단된다.

이런 유형의 소위 로마양식 유리그릇(Romanizing Glass)들은 경주의 왕릉 급 고분들에서 다수 출토, 백제 지역에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유리그릇의 구연부 조각인 황갈색 유리편은 그 성분이 황남대총(4세기-5세기) 남분 출토 유리그릇들과 거의 일치, 이들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만들어져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유물이라는 근래 연구 성과는 주목할 만한 사항으로 보다 세부적 연구 결과는 금년 10월 국립부여박물관에서 개최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작은 파편에 불과한 이 유리제품들은 황남대총 출토품과 함께 향후 한반도 유리 연구에 있어서 결정적 자료로서, 5~6세기 한반도의 대외교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 단서로 연구자들은 이 유리편들이 6세기 백제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케 해주는 한 증거품으로서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