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을지대병원 노조 결국 총파업...노사 대립 첨예

노조 “의견 접근 이뤘으나 사측이 번복” 사측 “노조, 억지 주장 속 최악의 수 선택...응급실 등 정상 운영”

2020-12-07     이성현 기자

대전 을지대병원 노사가 정규직 전환과 임금체계 개편 등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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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을지대병원 노사는 지난 6월부터 13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에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후조정회의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하며 빈손으로 등을 돌렸다.

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며 사측이 기만적인 합의 번복으로 파국을 맞았다고 했고, 사측은 말도 안되는 주장 속에 최악의 수를 선택했다고 맞서고 있다.

을지대병원 노조는 7일 병원 1층 로비에서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열고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엄중한 상황에 의료기관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사 간 원만한 타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병원 측의 무책임한 태도로 협상이 결렬돼 이날을 기해 부득이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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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측은 최근 사후조정회의에서 노사가 지급기준이 분명한 임금지급기준표를 만들고 경력자에 대한 처우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의견접근을 이뤘지만 사측이 합의 직전 입장을 번복했다고 비판했다.

을지대병원 신문수 노조 지부장은 "지난주 24시간 교섭하며 많은 부분에서 의견 접근을 이뤄내고 다음날 교섭을 정리하려고 갔더니 사측은 하루만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수준으로 의견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은 파업의 책임을 노조에 돌리려고 하고 있다”며 “호봉제로의 임금체계 개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간호사 처우 개선 등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더 이상 직원들이 떠나지 않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병원측은 국가적 위기 속 환자 생명을 볼모로 전면 총파업을 강행했다며 노조 측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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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병원 측은 사후조정회의가 결렬된 것에 대해 “임금인상폭 등 합의가 임박한 상황에서 노조 측이 갑자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나섰다”며 “법정부담금까지 포함된 전체자금으로 인상해달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 “노조 측의 호봉제는 도입단계서부터 연차별 인상률이 상이해 전 직원에 동일한 인상률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병원 입장”이라며 “그런데도 노조 간부는 전부 본인이 책임지겠다며 호봉제 도입을 지속 주장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정규직 비율은 88.4%로 전국 종합병원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고, 수술시스템 및 진료장비 등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며 병원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노조는 병원 순수익의 타지역 투자나 지역 자본의 수도권 유출 등 여론 압박용으로 여전히 억지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노조의 행태는 합의를 염두해 두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파업을 택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총파업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노조에 있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병원 측은 또 “코로나19와 병원 경영나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노사 양측에 큰 타격과 상처룰 줄 것임에도 뻔한 상황에도 노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최악의 수를 택하고 말았다”고도 했다.

한편 을지대병원은 노조 파업에도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등 필수 유지 업무 부서를 정상 운영하고 병동·외래 등 타 진료 영역에서도 대체인력 투입 및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