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치매' 발언 전여옥 의원, 사면초가

2006-02-24     편집국

'DJ 치매'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여ㆍ야를 떠난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4일에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각 정당 대변인들이 일제히 전여옥 의원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전여옥'이라고 하는 그 이름이 독설과 망언의 대명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날린 '말의 비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상처와 고통으로 남을지에 대해 반성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또 "말은 그 의도가 어디에 있든 지극히 신중해야 하고, 특히 '그 말이 대상이 되는 사람이 어떻게 느낄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짐승과 달리 언어를 이용해 대화하고 소통하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큰 덕목"이라고 전여옥 의원을 훈계했다.

"칼에 찔린 상처는 아물면 곧 잊혀지지만 말에 찔린 상처는 평생 남아서 오랫동안 치유해야 하며, 2ㆍ30대 들었던 모욕적 언사를 6ㆍ70대까지도 기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상호 대변인의 비판은 점잖은 편이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전여옥 의원은 즉각 국회를 떠나라"며 "전 의원은 국회의원 이전에 먼저 인간이 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도 "전여옥 의원을 출당 조치하고, 당 대표로서 전 의원의 망언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광폭정치'를 상징하는 긴 주름치마를 자주 입는 박 대표가 전 의원을 출당시키지 않는다면, '긴 주름치마 광폭정치'가 아니라 실제로는 '미니스커트 짧은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전여옥 의원의 발언은 '저질 우파'의 우려스러운 정치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것이 전부 말이 되는 것은 아니며,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다면 그것은 배설과 다를 바 없다"며 "전 의원의 이번 망언은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배설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전여옥 의원에게 비례대표 의원직을 주었고 대변인까지 시켰던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이번 배설물을 깨끗이 치우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전여옥 의원은 "'치매'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주변의 반응은 싸늘하다.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인 한나라당은 여ㆍ야 각 당의 비난 공세에도 일체 공식적인 반응을 삼가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전여옥 의원이 지나쳤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지금 전여옥 의원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CBS정치부 이희진 기자 heejjy@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