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친환경·경제성' 겸비한 열분해 오일화 플랜트 개발

오일 생산 수율 60%이상 달성...판매 오일 환경 규제치 이내

2021-02-14     이성현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친환경적인데다 경제성까지 갖춘 폐비닐의 연속식 열분해 오일화 플랜트를 개발했다.

폐비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비 활동 증가하면서 제품 포장 등에 쓰이는 폐비닐의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폐비닐 발생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으며, 매년 그 사용량은 증가하고 있다.

매년 증가하는 폐비닐 발생량과 특히 선물 등의 포장재 사용이 많아지는 명절 이후 적체된 폐비닐의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처리 기술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특히 버려지는 폐비닐 가운데 70~80%가 매립·소각되고 있어 매립지 고갈과 소각에 따른 미세먼지 및 유해 가스 배출로 문제가 되고 있다.

에너지순환자원연구실 이경환 박사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정한 반응온도에서 장기간 운전을 통해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오일 생산수율을 60% 이상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연속생산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 또한 우수해 경제성이 향상된 기술이다.

기존 회분식 반응기는 하나의 반응기에 5~10톤의 원료를 투입해 반응온도를 상승시켜 장시간 가열해 오일을 생산한다. 다만 원료의 신속한 투입이 불가능하고, 반응 후 남는 잔재물의 배출에 불편함이 크다.

또 생산 이후 장시간 냉각하는 시스템으로 1일 1회만 운전이 가능해 생산성도 낮다. 그리고 생성된 오일의 질 또한 낮고 수율도 30~40% 밖에 되지 않고 작업환경과 안정성이 열약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연구진은 지속적으로 투입이 가능한 전처리된 플러프(Fluff, 작은 비닐조각) 형태의 폐비닐을 반응기의 원료로 활용했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을 막기 위해 산소가 주입되지 않는 밀폐구조인 동시에 자동 차단할 수 있는 밸브를 구성하고 원료를 반응기까지 전달하는 스크류를 반응기에 가까울수록 밀도가 높게 구성해 산소 주입 가능성을 낮췄다.

여기에 질소 퍼징에 의해 일정한 산소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성을 기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일정한 온도에서 최대의 오일 수율과 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반응기 내부의 온도분포를 달리하고, 반응기에 투입되는 원료가 온전히 활용되도록 투입되는 양을 조절하는 등의 공정을 최적화했다.

열분해 반응기에서 생산된 증기상 생성물의 고급화를 위해 염소 제거 공정을 거치고, 원하는 생성물인 가솔린, 등유, 경유, 중질유의 최종제품을 얻기 위한 증류 공정도 포함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폐비닐 원료 투입과 생성 오일 포집, 그리고 반응 후 잔사물 배출이 안전하게 이루어져 연속운전이 가능해 처리 규모 확대가 용이하다. 또 이같은 과정을 통해 생산된 오일 제품은 4대 중금속(납, 카드뮴, 수은, 크롬) 등의 환경 규제치 이내라 판매에 어려움이 없다.

연구진은 올해 일간 2톤 규모의 공정 최적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2년부터는 사업화에 근접한 실증 규모인 일간 10톤 처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경환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운전 중인 열분해 오일화 기술은 회분식이거나 반연속식의 소규모 저급 열분해 공정 기술이 운영되어 기술의 한계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연속식인 동시에 고급 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 열분해 오일화 기술 개발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게 되어 선진국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기술 개발 방향의 기술 수준을 도달하기 위한 기술의 서막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