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소방 "고층 화재, 드론이 잡는다"
호서대와 ‘고층 화재 진압 소방드론 시스템’ 구축 추진 연내 50·2년 120m ‘비행 진압’ 목표…“고가사다리차 한계 극복”
앞으로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드론을 투입해 진압작전을 펴는 시대가 열린다.
충청소방학교(학교장 방장원)가 호서대 김홍 교수 팀과 함께 전국 소방기관에선 처음으로 ‘고층 화재 진압 소방드론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충청소방학교는 11일 양승조 지사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층 화재 진압용 소방드론 시스템 시연회를 개최했다.
현재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하거나 소방대원이 직접 건물에 진입해 화재를 진압해야 한다.
하지만 고가사다리차는 크기가 커 현장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장애물 없는 공간에서 전개 했을 때 걸리는 시간만 해도 7∼10분가량이다.
게다가 최대 전개 높이가 70m에 불과해 아파트 23층 이상에서 발생한 화재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비 가격도 대당 13억여 원으로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소방대원 투입 역시 장비를 들고 직접 건물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소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사고 위험성도 있다.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고층 화재 진압 소방드론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드론이 소방펌프차와 연결된 호스를 매달고 상승한 뒤, 관창을 통한 직사 방수로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최근 실시한 실증훈련에서는 이륙중량 25㎏, 인양능력 15㎏인 시판 드론에 특수 제작한 관창을 장착해 진행했다.
실증훈련에 투입한 소방드론은 15m 상공에서 10㎏/㎠의 압력으로 20m 안팎의 물줄기를 5분가량 내뿜었다.
충청소방학교와 호서대는 이번 실증훈련 결과를 토대로 소방드론을 연내 50m, 2년 내 120m 이상 고층 건물 화재에 투입할 수 있도록 경량 호스·관창 등 장비를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나아갈 계획이다.
방장원 충청소방학교장은 “도내 건축물 중 최고는 66층에 달하고, 16층 이상 아파트만 해도 3000여 동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각종 개발로 고층 건물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소방드론은 고가사다리차의 높이와 소방대원의 시·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으며 고층 건물 화재 발생 시 최적의 진압 장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는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영상정보시스템 시연, 3D 매핑 시연, 화점·요구조자 탐색, 요구조자 긴급 구호물품 전달, 드론 고층화재 진압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또 영상의료지도를 통해 심정지 환자를 처치하고 이송하는 119영상의료지도 시스템 시연도 진행한 뒤, 소방 현장 드론 활용 현황 및 향후 개발·활용 계획 보고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승조 지사는 “소방드론은 초고층 건물 화재 발생 시 가장 높은 곳에서 소방관의 눈이자 손과 발이 되어 입체적으로 화재 현장을 파악하고 적절한 진압 대책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고가사다리차를 대신해 화재 진압에 투입되는 소방드론이 우리 충남에서 나타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