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명이야기

2005-09-01     편집국

2004년 12월에 출간되면서 일부 식자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랑 받았던 책 ‘나의 생명 이야기’는 황우석 박사가 충남 부여 출신이며, 대전에 위치한 대전서중학교,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리 대전출신이라는 점, 자랑스런 대전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

21세기의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로 생명복제의 신기원을 열어가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황우석 교수.

동물과 곤충들의 행동연구를 통해 인간의 삶, 나아가 생명의 과학적 진리를 찾아 과학의 대중화를 주창해 온 최재천 교수, 그리고 ‘바보 예수’와 ‘생명의 노러 연작을 통해 끊임없이 생명을 화두로 작품 세계를 펼쳐온 한국화가 김병종 교수가 공동 저자다.

황우석 교수는 가끔 강의시간 중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닭이 홰치는 것을 아느냐?”,  “여명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 라고 질문하면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한다.

답은 이렇다.

새벽의 처음 빛이 닭의 시신경을 자극하면 수탉은 성욕을 느끼고 홰를 친다. 소의 성 주기는 21일, 사람은 28~30일인 반면 닭의 성주기는 하루란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새벽 여명이 시작되는 때에 닭이 홰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세상 모든 만물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과학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복제를 연구하는 생명공학자들은 어떤 사회에서든 격려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다. 그런데도 과학자들이 복제 연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예를 들면 똑같은 젖소라도 하루 우유 생산량이 우리나라 보통 젖소들의 수치인 25~30킬로그램인데 비해 어떤 소는 하루 70킬로그램의 우유를 생산하면서 질병에도 강한 녀석이 있다.

실제로 이런 소의 수정란만 수입하려면 400만원을 지불해야 하고, 국내에서 이런 젖소의 새끼를 받으려면 100만원의 비용이 든다.

그런데 복제한 수정란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단돈 10만원이란다. 이런 단순한 이유로 많은 생명공학자들이 복제 연구에 박차를 가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인 것만은 틀림없다.

2004년 초 사회 종교단체와, 생명윤리에 대한 의견 마찰이 심해지면서 줄기세포 연구를 잠정 중단한 적이 있다. 그리고나서 유엔 과학회의에 강연차 뉴욕을 방문하여 만난 많은 난치병 환자들을 통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난자가 지닌 생명체로서의 권리보다는 지금 당장 살아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환자들의 아픔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을 지켜보면서 속수무책으로 가슴만 태울 수밖에 없는 그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진정한 생명윤리는 고통 받는 사람을 구해주고 사회비용을 줄이는 것’ 이라던 세계윤리학회장의 말을 저자는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새기고 또 새긴다고 말한다.

황우석, 최재천 / 효형출판 / 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