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정당 정치적 실패 원인(?)

‘참모의 말을 절대 안 듣고 인정도 안해줘' 참모가 떠나 선거 참패

2011-02-27     김거수 기자

오는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의 부활여부도 한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역 정당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본지가 그동안 중앙 정치 무대에서 활동했던 지역 출신 맹장들을 중심으로 집중분석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민주연합과 국민중심연합 등은 사실상 정치권에서 전통을 이어가지 못한 채 실패했다. 그동안 지역의 맹주로 자천타천 자임했던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심대평 등 이들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육사와 서울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충청도를 대표하는 정치인 0순위를 꼽으라면 국무총리를 두차례나 역임한 김종필(86) 전 자민련 총재를 꼽는다. 김 전 총재는 헌정사장 초유의 9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우리나라 정치사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김 前 총재는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前 대통령과 DJP공조에 반대를 했던 일부 원내 의원들의 반대는 물론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을 당시 의원 꿔주기에도 반대했던 소속 일부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를 귀 담아 듣지 않아 결국 충청도민들에게 버림을 받았다.

무소속 이인제(63)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을 반대하던 측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었다. 당시 한나라당에 잔류했더라면 현재 중앙정치권에서 인정받는 큰 정치인으로 남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지역에 남아있다.

그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개인적으로 능력도 좋고 흠도 없어 때를 기다릴 줄 알았던 정치인이었다면 성공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충청도에서 몇 안되는 인물 중 한명이었지만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당에서도 그를 받아주질 않고 있어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는 셈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 선진당 이회창(76) 대표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당시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연대를 해야 한다는 측근들의 주장을 무시해 결국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근소한 표 차이로 두 번째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심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측근들이 심대평 대표나 이인제 의원, 이상민 의원 등에 대한 포용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질 않으면서 선진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치는 등 충청권에서 점차 정치적 동력을 잃어가고 있게 하는 주인공이 돼 가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국중연 심대평(70) 대표는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충청지역 인재가 타정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있었지만 주변에 좋은 참모가 없어 사람을 잘못 기용하며 일부 아첨꾼과 사기꾼들이 판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여야 각 정당에서 충청권 차기 패권을 노리고 지역 출신 인사들의 보이지 않는 전략이나 지략 대결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그동안 지역정당은 당 대표의 당내 리더십 부족과 소통 부제와 주변에 좋은 참모가 없고 참모가 있어도 ‘남의 말을 절대 안 듣는’ 제왕적 대표의 행태로 인해 결국 실패해서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