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고 짝사랑 하지마라

주식
박준병 부장 / 국제공인증권분석사·하나증권 대전지점

2005-09-01     편집국

주식을 매수하고나면 곧바로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사자마자 오르면 해피한 일이다. 천천히 매도기회를 포착하면 되는데, 이런! 사자마자 빠져버리는게 아닌가. 이럴 땐 정확히 손절매 원칙에 따라 정리해야한다. 그러나 손해보고 파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랴. 팔지 못하고 버티다보면 아예 주식을 짝사랑하게 된다.

케인즈가 주식투자는 미인투표와 같다며 ‘내가 보기에 미인이기보다는 남들이 보기에 미인인 주식을 골라야 한다’고 일찍이 설파한 적이 있는데, 주식을 짝사랑하는 사람들은 아예 미인의 기준을 자기한테 맞추어놓고 다른 사람들의 눈이 잘못됐다고 자위하곤 한다.
미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발로 차버려야 한다. ‘어디 예쁜 여자가 한둘이야’ 이런 심정으로 던져버리고 시대에 맞는 미인을 골라야한다.

물론 짝사랑의 장점도 많다.

선택이 자유롭고, 채일 염려없고, 만나지 않으니 돈 들어 갈 일 없고, 또 이별이 없으니 슬프지도 않고…. 그러나 주식투자에서 짝사랑은 금물이다. 오르지도 않는 주식을 부둥켜안고 세월만 보내면 ‘다른 주식은 잘도 가는데 이 주식은 왜이러 라며 성질도 버리고, 중요한 것은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시대의 유행에 편승하여 그 시대에 맞는 미인주를 선택해 수익을 내고 ,지금 짝사랑하던 주식이 각광받을 때 그 주식을 매수해야한다.

계속해서 버릴 줄 알아야한다.

버리고 던지다가 좋은 주식을 매수했을 때 끝까지 버텨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고스톱을 치면서도 3점짜리는 얼마든지 줘도 된다. 그러나 한번 기회가 왔을 때는 크게 벌어야 한다. 주식투자는 이기는 횟수의 승부가 아니라 수익률의 승부이다. 10번 적게 지다가도 한번 크게 이기면 수익률이 높아 질 수 있는 반면에 10번 적게 이기다가도 한번 크게 지면 손실률이 커지는 것이다.

IMF 때의 예가 그렇다.

조금씩 벌다가 한번에 크게 당하면서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 회의를 느끼고 떠났었던가!

안되는 주식을 붙잡고 있으면 크게 당할 확률이 높다. 기회비용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되는 주식으로 과감하게 바꾸어야한다. 되는 주식이 없을 때는 쉬어야 한다.

짝사랑하지 말고 시세로 보답해주는 그런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