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미학 ‘배려’
이와 같이 현대인들은 사람과 사람속에서 만들어지는 유대감과 연대감 속에서 살아가기 보다는 개인 각자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채 직장이나 조직속의 한 개체로 평가되어지고, 자신이 누구인지 또 어디로 가야하는 지를 똑바로 보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서는 최연소 합격자니 최연소 승진이니 하는 보도 속에서 자존감과 목표를 잃어버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급기야 최후의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회학자 뒤르켐(Durkeihm)은 자살을 ‘장차 초래될 결과를 알고 자신에게 행하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동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죽음의 형태를 띄고 있는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라고 정의하면서 자살이 사회와 개인과의 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했다. 즉, 사회가 소속된 개인의 행동에 강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규제가 자살의 주요한 영향요인임을 보여준다 하겠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또한 최근 급속한 자살 사망률의 증가로 인해 자살이 심각한 보건학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지역사회와 가족의 통합력이 빠른 속도로 와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계청의 자살사망률 또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음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대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진정한 경쟁사회란 무엇이며 내가 속한 지역사회와 가족의 일체감과 통합됨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요즘 서점가에 화제의 책으로 떠오르는 토종 비즈니스 우화인 ‘배려’(한상복 저)를 한번 읽어보자.
이 책의 저자는 현대인들을 ‘아스퍼거(Asperger) ; 남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회적 의미로 확대시켜 ‘사스퍼거(Social Asperger) ; 사회생활 속에서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즉,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나눌 줄 모르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남들에게는 무자비한 사람들로 삶의 의미나 목적은 잃어버린 채 목표를 향한 경쟁만으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과 이기주의 때문에 나타나는 여러 폐해들로 인해, 누구를 위한 경쟁인지 그 의미를 생각하며 경쟁하지 않고도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그 해결책으로 ‘배려’를 꼽고 있다.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배려’로 자신을 지키며, 사회는 ‘경쟁’이 아니라 ‘배려’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삶의 원칙, 배려!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배려들이 모여 현재의 나 자신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베푸는 배려가 언젠가는 나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것이며 또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부단히 자신을 이겨내며 자기 경쟁력을 높인다는 뜻이다.
인생을 보다 풍요로우며 맛깔나게 살아갈 수 있는 작지만 큰 일상생활의 미학인 ‘배려’를 생활화하며 새 봄을 맞이함은 어떨지.